[가을 부동산 시장] 연말까지 안정세 … 내집마련엔 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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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 공급과잉 정부규제 등 3중고에 시름하는 부동산시장이 올 가을엔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최근 정부가 부동산시장 규제를 탄력적.선별적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선언하는 등 제한 회생조처를 구사하고 있기때문에 9월이후엔 어느정도 숨통을 트일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부가 주택가격 안정기조 정책의 고수를 강조하고 있는데다 2년 동안의 공급과잉이 발목을 붙잡고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올 가을 부동산시장은 추석이후에도 급락현상은 없이 소폭 하락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한적 회생조치, 하향 안정세 전망
정부가 최근 부동산시장의 급락 후유증을 우려해 가시적 조치에 나섰다.
시장상황에 따라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주택거래신고지역 등의 규제조치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일부지역은 서둘러 투기지역 지정을 해제했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등록세의 세율인하나 감면방안 등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의 제한적 조치에 대해 업계는 시큰둥하다.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이다.
악재 중에 가장 큰 것은 경기불황과 공급과잉이다.
지난 2002∼2003년까지 2년간 서울에서만 5만1천8백여 가구와 8만3천6백여 가구가 공급됐다.
2003년 물량은 지난 24년래 최대에 달한다.
이 때문에 올해부터 2년간은 수요를 능가하는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서울 수도권까지 규제를 풀어도 집값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여기에 소형평형 의무비율 확대,후분양제,조합원 지위양도 금지,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등 재건축단지 규제까지 버티고 있다.
경기불황도 쉽게 해소될 것 같지 않아 추석 이후 주택시장은 가을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활기를 되찾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수요자 움직여볼 만
추석 이후에도 부동산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은 실수요자들에겐 좋은 소식일 수 있다.
내집마련을 원하는 주택 실수요자나 소규모 상가 투자자,토지 투자자 등은 장기적 관점에서 차분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 하향세에서는 매수 시기를 잡는 게 쉽지 않다.
그렇다고 바닥을 기다린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따라서 자신의 여건에 맞는 입지를 찾아 급매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수요자들은 연말쯤으로 시기를 미루는 것도 한 방법이다.
1가구3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돼 다주택 소유자들이 연말쯤이면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매도 입장에서도 연말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지금부터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매물을 내놓는 게 좋다.
유니에셋 김광석 팀장은 "요즘 같은 가격 조정기엔 담보대출 비율이 높은 물건은 과감히 손절매하는 게 좋고,실수요자들은 이런 급매물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역세권과 개발재료가 있는 택지개발지구 등이 유리하다.
역세권으로는 오는 2007년 개통예정인 지하철 9호선과 공사 발주가 예정된 7호선 연장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달 중에 분양예정인 화성 동탄지구 1,2차 사업지도 관심대상이다.
파주 금촌지구도 전망이 비교적 밝다는 게 주택업계의 분석이다.
◆수익형 부동산은 여유있게 접근해야
상가 토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에 민감하다.
따라서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입지여건과 상권형성 전망,매매가 등을 차분히 살펴보고 접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상가는 현재 분양가에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
따라서 손절매에 나서는 점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수요자들은 이들 물건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존 상가시장도 점포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라면 이들 점포를 싸게 매입,임대를 놓으면 나중에 시세차익과 높은 임대수익을 건질 수 있다.
오피스텔·주상복합아파트 시장은 최근 침체 그림자가 가장 짙게 드리워져 있다.
원룸형은 공급과잉인 데다 경기불황으로 임대수요마저 고갈돼 투자를 피하는 게 좋다.
자금여유가 있는 오피스텔 보유자들은 당장 매각보다 경기회복 때까지 장기적으로 갖고 있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규투자는 3백가구 이상 단지에 30평형대 이상을 고르는 게 좋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