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 전당대회가 열릴 이달말 뉴욕 시민 상당수가 재택근무를 하거나 집단휴가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있어 조지 부시 대통령의 맨해튼 전대는 `외지인들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뉴욕 주민 상당수는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인사들로 거리와 지하철역이 붐빌 것으로 예상되고 뉴욕이 테러공격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 이 시기에맞춰 도시를 `탈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맨해튼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상당수 회사들도 `전당대회가 열리는 주에는집단휴가를 가거나 재택근무를 하자'는 종업원들의 요구를 속속 수용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광고대행회사인 AR가 종업원 38명 전원에게 전대가 열리는 주에 쉬도록하는 등 시내 50개 이상의 회사들이 이 기간에 휴업, 조기퇴근, 교외근무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 바로 위에 사무실이 있는 맥그로-힐社는 종업원 전원에게 원한다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34번과 35번가 사이에 있는 법률회사 `윌렌스 앤 베이커'는 법원과 사무실을 화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위성사무실을 설치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한 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뉴욕시내 유권자 중 12%는 공화당 전당대회때 집을 떠날 계획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요커들이 이처럼 `도시탈출'을 계획하는 것은 테러의 위험과 교통혼잡, 떠들썩한 분위기 등으로 부터 벗어 나고자 하는 심리도 있지만 정치적 요인도 반영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시에 등록된 민주당원이 공화당원의 5배에 달할 정도로 전통적으로 민주당지지성향이 강한 뉴요커들이 대회 기간에 공화당원들의 보수적인 주장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는 니키 로페즈는 "나는 반(反)공화당원"이라면서 "그사람들이 있는 동안에 여기에 있고 싶지 않다"며 친구와 함께 어디론가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