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사 당국이 테러 경계경보가 내려진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 미국 내 주요 금융시설을 수년 전 정찰한 알-카에다 요원 색출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금융기관에 대한 테러경계 수위 상향 조정 이후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뉴욕과 워싱턴, 뉴저지 등에서 3-4년 전 금융기관을 정찰하고 사진을 찍은 알-카에다협력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며, 특히 이들이 여전히 미국 내에 있고 최근에도 정찰 활동을 벌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연방수사국(FBI)은 알-카에다가 정찰한 것으로 알려진 금융기관 안팎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테이프 분석 작업을 통해 정찰을 벌인 알-카에다 요원의 모습이 찍혔는지를 추적할 것으로 4일 알려졌다.

FBI는 실제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 95년 발생한 오클라호마 폭탄테러 사건의 범인도 색출한 바 있다.

FBI는 워싱턴 소재 세계은행과 IMF 건물 외부에 설치된 최소한 33개의 감시카메라가 촬영한 4년 전부터의 테이프를 확보해 내용을 분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감시 카메라 중 일부는 360도 회전 및 17배 확대 촬영을 하면서 건물 주변곳곳을 감시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 왓슨 전 FBI 대테러담당 국장은 "비록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지만 감시카메라는 체크해 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이뤄진 일도 아닌 수년 전 이뤄진 정찰활동을 벌인 알-카에다 요원을 색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들 알-카에다 요원을 검거하는 것이 9.11 테러 이후 미국의 대(對)테러 능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