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상원의원이 지난 29일 폐막된 민주당 전당 대회후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지지도 격차를 5%까지 벌리면서 과연 전당 대회 효과가 대선때까지 얼마나 지속될지 주목되고 있다.

역대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살펴보면 반드시 그같은 효과가 그대로 유지된다고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니라고도 말할 수 없다.

예를들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 1992년 대선에서 전당 대회전 당시 조지H.W. 부시 전대통령 보다 1% 포인트 정도 지지율이 뒤졌다가 대회후 무려 29%나 앞섰으며 그뒤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 한번도 역전되지 않았다.

반면, 알 고어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2000년 대선에서 전당 대회후 19% 포인트차로 우세했으나 결국은 패배했다.

또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경우 1976년 제럴드 포드 후보에게 전당 대회후 33%포인트나 앞서서 승리로 연결시킨 반면, 1980년에는 당시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게대회전 16% 포인트나 뒤졌던 것을 대회 후 1% 포인트 우위로 역전시켰으나 결국 패했다.

1984년 민주당 월터 먼데일 후보는 레이건 전대통령에 비해 대회전 14% 포인트열세이던 것을 대회후 2% 포인트 우위로 역전시켰으나 대선에서는 졌다.

1988년 부시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 대회후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에게 17% 포인트차 까지 뒤졌으나 이를 7% 포인트차로 좁힌뒤, 공화당 전당 대회후에는 4% 포인트차로 역전시킨 끝에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1996년 선거에서는 공화당 밥 돌 후보가 전당 대회후 그 이전 클린턴 후보에게19% 포인트까지 뒤졌던 것을 4% 포인트차로 좁혔으나 일주일 뒤 9% 포인트차로 다시벌어지고 민주당 전당대회후에는 무려 14% 포인트로 격차가 더 커졌다.

이같은 결과들로 볼 때 전당대회 효과가 반드시 대선의 승리로 직결된다고 볼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29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폐막된 직후 조그비 인터내셔널이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이미 부시 대통령및 케리 후보 지지층이 확연하게 갈라져 역대 어느 선거때 보다 부동층이 매우 엷은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전당 대회 기간 부동층은 20~25%에 달했으나 금년의 경우 최근조사에서 불과 5~10%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00년 7월 부시 후보 지지자들의 63%, 고어 후보 지지자들의 58%가 "확실히 지지 후보를 찍겠다"고 응답한 반면 금년 선거에서는 이미 부시 대통령 지지자들의 78%, 케리 후보 지지자들의 72%가 그와 같이 답했다.

특히 스스로를 열광적인 지지자로 밝힌 응답자는 부시 대통령의 경우 90%, 케리후보의 경우 83%에 달하는 등 지지 강도 역시 가장 높다.

표본 오차 ±3.2% 범위의 이번 조사에서 케리 후보는 전당 대회 이전 48%대 46%로 2% 포인트차 우위에서 48%대 43%로 그 격차를 5% 포인트 늘렸다.

케리 후보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반면 부시 대통령 지지자들중 3%가 전당 대회의 영향으로 부시 대통령 지지를 보류하고 부동층으로 돌아선 것. 이 때문에 부동층은 민주당 전당 대회 전의 5%에서 8%로 늘어났다.

선거 전문가들도 역대 전당대회 효과가 보통 10~15%의 지지율 상승로 이어진 점으로 볼 때 오는 8월말 전당대회를 앞둔 공화당이 충분히 만회 내지는 역전시킬 수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그비 인터내셔널 대표인 존 조그비는 "만일 공화당이 전당대회를 훌륭하게 치러내면 잃었던 3%를 다시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