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디지털경기가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가전 메이커별로 실적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29일 디지털 가전 메이커들의 2분기(4~6월) 결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캐논 샤프 등은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했다.

그러나 소니 파이어니어 등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이익이 감소했다.

캐논과 샤프는 고부가 가치 제품 비율이 높은데다 코스트 절감의 혜택을 본 반면 소니 파이어니어는 평면TV 및 DVD레코더의 가격 인하 경쟁으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캐논,디지털 대표 주자로=캐논이 소니를 제치고 디지털업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시가총액에서 소니를 제친 캐논은 2분기에 영업이익도 10배 이상 많았다.

캐논은 상반기(1~6월)에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1조6천4백84억엔의 매출을 올렸고,영업이익은 2천5백33억엔으로 17% 증가했다.

컬러 사무기기 및 디지털 카메라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반도체 관련 사업도 흑자로 전환됐다.

특히 디지털 카메라는 판매대수가 71% 증가,연말 안에 소니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트 삭감과 구조조정에 힘입어 사무기기 및 광학기기 등도 흑자 사업으로 정착됐다.

코스트 삭감액은 상반기 중 4백24억엔에 달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캐논은 2004회계연도 결산에서 매출은 9% 증가한 3조4천7백억엔,영업이익은 14% 늘어난 5천1백60억엔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샤프는 2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22%씩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1백% 이상 늘어난 액정TV가 최대 '효자' 상품이었다.

액정TV의 경우 메이커 간 가격 인하 경쟁으로 연간 20%씩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샤프는 단가가 높은 대형 제품 비중이 높아 이익을 확보했다.

◆소니,희망은 있다=소니의 2분기 매출은 1조6천1백21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8억엔으로 41%나 감소했다.

그러나 1분기(1천98억엔)의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돼 구조조정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제품가 하락 및 엔고 영향으로 주력사업부인 일렉트로닉스사업에서 이익이 69억엔 수준으로 급감,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캐시카우였던 게임사업부는 '플레이스테이션' 판매가 전년 동기의 3분의 1로 줄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게다가 인원 삭감과 유휴 설비 폐기 등 구조조정 비용도 1백20억엔이 투입됐다.

유하라 다카오 상무는 "평면TV 및 하드디스크 장착 레코더 시장이 확대됐지만 가격 하락에 비해 회사의 코스트 삭감이 불충분해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파이어니어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1천6백34억엔에 달했으나 영업이익은 50억엔으로 34% 감소했다.

주력 상품인 플라즈마TV와 DVD레코더 매출 증가에도 불구,가격이 떨어져 이익률이 낮아졌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