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근로시간 연장 붐이 일고 있다.

불황을 견뎌내기 위한 비법으로 노사가 고용조정 보다는 일을 더해 수익성을 높이는 쪽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중 3억900만달러(3천5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대형여행사 토머스쿡은 22일 주당 40시간 근로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독일내 최대 백화점 체인인 카르스타트켈은 한발짝 더 나아가 주당 42시간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르스타트켈과 독일 국적항공사 루프트한자가 50%씩 출자해 설립한 토머스쿡의 노사는 향후 1년간 지금(38.5시간)보다 주당 1.5시간 더 일하기로 합의했다.

노사 양측은 특히 추가 근로시간에도 할증률 없는 정상 근무시간 임금을 주되회사재정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추가 근로에 대해 아예 무임금을 적용키로하는 파격적인 단서조항에 합의했다.

카르스타트켈 경영진은 전국 180개 매장에서 근무하는 4만7천여 직원들의 근로시간을 임금인상 없이 40∼42시간으로 늘리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로권의 경기불황으로 매출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카르스타트켈은 1억7천800만달러의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오는 2006년까지 10∼15%의 인력감축을 추진하겠다고이달 초 발표한 바 있다.

이 회사의 헬무트 메르케 백화점담당 사업부장은 근로시간 연장은 인력감축 폭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현재 37∼38시간인 근로시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같은 특수기에는 일을 더 하는 대신에 비수기엔 일하는 시간을줄이는 방식의 탄력적인 근로시간제도 제안해 직장인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밖에 독일의 대표적인 엔지니어링 기업인 지멘스가 수주전 독일내 2개 사업장노조와 추가 수당 제공없이 근무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또 독일의 트럭 메이커인 `만'(MAN)과 스위스의 거대 식품업체 네슬레, 프랑스의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도 근로시간 연장행렬에 가세하는 등 일 더하는 분위기가유럽대륙을 휩쓸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