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9일 오는 2007년 대선에서 정권탈환의 토대를 쌓을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하면서 `균형과 조화'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보수색채가 짙은 중진들 일색으로 지도부를 구성, `수구꼴통당', `경로당'이라는 비하성 별명까지 들어야했던 한나라당은 이날 경선 결과 당의 간판을보수와 개혁, 노.장.청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한 것이다.

이날 경선에선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가 84.25%(200분율 기준)인 8천433표를얻어 예상대로 대표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또 4명의 최고위원으로는 원희룡(元喜龍,26.07%, 2천610표), 김영선(金映宣, 22.47%, 2천249표), 이강두(李康斗, 21.83%, 2천185표), 이규택(李揆澤, 19.66%. 1천968표) 후보가 선출됐다.

이로써 한나라당 최고지도부는 50대인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개혁적 성향의소장파인 40대 원희룡, 김영선 최고위원과 보수적 성향의 중진인 60대 이강두, 이규택 최고위원이 양 날개를 이루게 됐다.

올해 각각 40세와 44세인 원희룡, 김영선 최고위원이 당 중진들을 제치고 2,3위를 차지한 것은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여성인 김영선 최고위원이 3위로선전한 것은 대부분 예상치 못한 일로 당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과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한나라당의 절박한 `당심(黨心)'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또 8천123명의 대의원 현장투표(50%)와 여론조사(30%), 인터넷투표(20%) 등 다양한 투표방식을 도입, 민심을 다각도로 반영하게 한 점도 소장파들의 당지도부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김 두 최고위원의 경우 대의원 투표에선 각각 937표, 1천237표를 얻어 1천399표를 얻은 이강두 최고위원에게 뒤졌으나 인터넷투표에선 18.37%, 12.58%로 7.36%를 얻는 데 그친 이강두 최고위원을 크게 앞질렀다.

뿐만아니라 선거인단 구성에 있어서 40세 이하가 50%, 성별로는 여성이 50%를 차지하도록 한 점도 소장파인 원.김 두 최고위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번 전대까지 선거인단은 농촌의 경우 55세 이하, 도시의 경우 45세 이하가50%를 차지하도록 구성, 이번보다 훨씬 고령화돼 있었다.

당초 한나라당의 보수적 성향에 비쳐볼 때 1인2표제로 실시된 대의원 투표에서박 대표가 `여성'이기 때문에 같은 여성인 김 최고위원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았으나 김 최고위원은 1천237표를 얻으며 3위를 차지, 대약진했다.

이번 지도부 경선에서 원희룡, 김영선, 이규택 최고위원 등 수도권 출신이 약진한 것은 한나라당이 `영남당'이라는 지역당 이미지를 벗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기대된다.

이번 경선에서 부산과 경남의 경우 사전조율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하는 등 기본적으로 지역대결의 성격을 보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1인 2표제로 실시된 이번 투표에서 박 대표는 84.25%를 득표함으로써 예상대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로써 박 대표는 명실상부한 제1야당의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굳힌 것은 물론앞으로 본격 전개될 대권 경쟁에 있어서도 당내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게 된 것으로 일단 분석된다.

그러나 이번 대표 경선의 경우 다른 차기 대권주자들은 다 빠졌고, 당 비주류들도 전원 불참한 `주류들만의 리그'였다는 점에서 높은 지지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의미를 부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