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해온 전자통신서비스 업종에서 신용등급이 상승한 기업 보다 오히려 하락한 기업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정보 김재범 평가2실장은 '명암이 엇갈리는 국내 전자통신산업과 신용등급'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1999∼2003년 한신정이 평가한 장기등급 상향/하향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전자.통신서비스업종의 경우 상승/하향 비율이 1999년 0.5, 2000년 1.4, 2001년 0.5, 2002년 0.4, 2003년 0.3 등으로 벤처경기가 폭발적으로 팽창한 2000년을 제외하고 모두 1이하를 기록했다.

이 비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해당연도에 업종내 기업들 중 신용등급이 하락한기업 수가 신용등급이 상승한 기업 수보다 많다는 의미다.
반대로 이 비율이 1을 넘으면 상승기업 수가 하락기업 수를 웃돈다는 뜻이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업종의 이 비율은 △철강.조선.자동차.화학은 1.8→1.7→1.4→1.0→3.0 △기타제조업종은 0.5→3.1→1.8→1.5→4.5 △건설.유통서비스업종은 1.0→2.2→8.0→4.3→2.1 △금융업종은 0.7→2.0→6.0→2.3→0.8 등으로 대부분 1을넘어 업종내에서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이 떨어진 기업보다 많았다.

보고서는 전자통신서비스 산업이 급격히 팽창해왔는데도 오히려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들이 많아 다른 산업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추세가 몇년간 계속되고 있고 2004년에도 기조상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전자통신서비스 업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견이하 기업의 경우오히려 사업안정성이 저하되고 있고 수익성을 비롯한 재무적인 특성도 과거에 비해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반면 극소수 상위기업들만 좋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자통신서비스 기업내 신용등급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은 국내 전자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에서 비롯됐는데 소수제품과 소수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됐고대형업체의 교섭력이 지나치게 강화돼온 게 구체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내 전자통신산업을 주도하는 제품군의 경기민감도가 매우 높아짐에따라 경기 저점 시기에는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재무적 대응력을 갖출 것이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기등급에 있는 전자통신서비스 기업의 경우 성장성 있는 제품의 개발과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무안정성 뿐 아니라 사업구조의 안정성과 이익의 질 측면이 신용평가에서 중시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