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2일 피살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34)가 6월 초 이라크에서 실종된 사실을 포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 데도 이를 놓쳐 결과적으로 김씨의 피살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련기사 A2,7면 AP통신은 24일 "6월 초 이라크 바그다드 지사에서 한국인 실종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등장하는 비디오테이프를 납치단체로부터 배달받고 한국 정부에 피랍 사실을 문의했으나 확인되지 않아 방송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P통신 잭 스토크스 대변인은 이날 오전 7시 '지난 5월31일 김선일씨의 피랍 직후 모습'을 AP텔레비전뉴스(APTN)를 통해 동영상으로 전세계에 타전한 뒤 이날 오후 한국 외교부 기자실에 팩스로 보낸 해명서에서 이같이 경위를 밝혔다. AP통신측은 "서울주재 AP통신의 한 기자가 6월3일 한국 외교부 모 공무원에게 '김선일로 발음되는 한국인이 이라크에서 실종됐느냐'고 물었으나 이 공무원으로부터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을 알지 못하며 현재 실종이나 포로로 잡힌 사람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AP통신측은 외교부의 누구와 언제 전화 통화를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