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떠받치는 뚜렷한 매수세가 부재한 가운데 주식시장이 경제와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따라 말 그대로 '일희 일비'하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매수세가 당초 기대에 비해 크게 못미치며 하락장으로 마감한 '트리플 위칭 데이' 후 첫 거래일인 11일 거래소 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현-선물 가격차 확대에따른 프로그램 매도공세에 힘없이 무너지며 오전 10시50분 현재 전날보다 18포인트나 급락한 760대로 주저 앉았다. 이날 증시 급락의 주원인은 말 그대로 뚜렷한 방향성 부재에 따른 것이라는 시각이 증시 전반에 우세하다. 펀더멘털상으로는 2.4분기나 3.4분기가 기업 실적의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시점인데다 4월말 이래 증시를 끊임없이 괴롭혀왔던 '외부 악재'도 다소나마 완화되거나 최소한 '내성'이 발생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 유가는 전날 거래에서 미국 서부텍사스 중질유(WTI)가 배럴당 0.91달러가 오르기는 했지만 아직 국내외 증시에 심리적 부담을 안겨줄 40달러선까지는 오르지 않았고 다시 부각되고 있는 미국 금리인상 문제도 미국 증시의 움직임을 볼 때단기간내 우리 증시에 직접적 충격 요인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중국 쇼크'도 중국의 통화량 증가율이 하락하고 물가 상승 속도도 완화되는 등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펀더멘털적 요소들이 최소한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지는 않다는 분석과달리, 모멘텀이 부재한 시장에서는 기관을 중심으로 당분간 장세를 관망하며 선물매매에 치중하면서 베이시스가 확대될 경우 대거 매도차익거래에 나서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시간 현재 9월물 지수 선물과 현물의 베이시스가 0.9포인트 이상 벌어지면서기관투자가들은 투신을 중심으로 매도차익거래에 나서면서 9월물 지수선물을 4천계약 이상 순매수하고 있는 반면, 대거 현물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 급락을 주도하고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머징 마켓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외국인들도 5천억원대를 넘어선 전날에 비하면 작지만 이날 오전에도 200억원대의 매도우위를 보이며 장의 주도권을 기관에게 넘겨준 양상이다. 개인들만 장 초반부터 2천억원 순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기관의 현.선물 연계 매도공세를 받아내기에는 힘이 달리는 모습이다. 동양종금증권의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오늘 급락세는 별다른 펀더멘털상의 악화조짐이 없는 가운데 기관의 현물 매도-선물 매수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새로운 모멘텀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종합주가지수 760∼820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양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