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은 그동안 개발이 철저히 금지돼 왔다. 광주시를 통과하는 경안천이 서울의 식수원인 팔당호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또 시 전체 면적의 70%가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는 것도 장애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인기 주거지역인 분당과 붙어있으면서도 지난 몇 년간 아파트 공급이 없었다. 특히 오염총량제 실시로 하수처리량이 한정돼 있어 신규 분양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광주시가 최근 환경부에 하수종말처리장 증설을 신청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광주시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아파트 건립을 위해 일일 하수처리량을 9천5백t 더 늘릴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허가가 나면 오는 2007년까지 9천여가구를 신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 '봇물' 기대 작년 말 대주건설은 2년여 만에 광주시 도평리에서 '대주 파크빌' 4백34가구를 분양했다. 올들어서는 두산산업개발이 탄벌동에서 지역주택조합아파트 5백62가구의 조합원 모집을 마쳤다. 대림산업 계열인 고려개발은 태전(광남)동에서 '태전 e-편한세상' 35,53평형 2백78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하반기 대규모 분양을 준비하는 업체들도 수두룩하다. 포스코건설은 고산동에서 사업부지를 확보하고 오는 10월께 2천70가구의 분양을 검토하고 있다. 우림건설도 하반기에 태전동과 장지동에서 각각 5백87가구와 7백3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벽산건설은 장지동에서 5백14가구 규모의 분양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현진종합건설 현대산업개발 등도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이달 말께 환경부의 하수처리장 증설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돼 사업승인 준비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열기 살아날까 이 지역은 그동안 아파트 공급이 워낙 없었다는 점이 최대 호재다. 또 차량으로 20∼30분 거리에 있는 분당의 편리한 생활기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6차로 고속화도로가 완공되면 분당과 강남으로 진출·입하기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판교신도시 개발 후광효과도 기대된다. 업체들이 부동산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의욕적으로 하반기 분양계획을 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병선 태전 e-편한세상 모델하우스 소장은 "지난달 28일 모델하우스 개장 이후 3천5백명 이상이 다녀갔다"며 "대부분이 실수요자들"이라고 말했다. 시행사인 리버하우징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초기 계약률은 낮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 미분양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태전 e-편한세상의 분양가는 평당 6백20만∼6백40만원으로 작년 말 입주한 태전동 쌍용 '스윗닷홈'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광주시내 신흥 주거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태전동 고산동 장지동 등이 특히 유망하다"면서도 "주택건설 업체들이 바라는 대로 개발이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광주=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