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노선의 차이가 뚜렷한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24일 공식적으로 대좌한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와 민주노동당 천영세(천영세(千永世) 의원단대표는 24일 오전 국회 김 원내대표실에서 공식회동을 갖고 17대 국회 개원협상 및국회운영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개혁적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한나라당과 진보정당인 민노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대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시선을 끈다. 양당은 그동안 민노당의 원외정당시절은 물론 원내정당화에 성공한 총선 이후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공식접촉을 갖지못했다. 이번 만남은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예방했던 민노당 천 대표가 지난 21일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차 찾아가겠다'는 뜻을 밝힌데 대해 김 대표가 선뜻 수락함으로써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김 원내대표도 취임 직후부터 민노당방문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서 김 원내대표는 17대 국회 전반기의 원만한 운영을 위한 민노당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며, 민노당 천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13%에 달했던 민노당의 정당득표율을 내세워 교섭단체 요건 완화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번 만남을 민주노총 등 진보적 세력에 다가서는 계기로 삼고 싶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으며, 민노당도 한나라당과 공식적인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삼고 있어 향후 양당의 관계설정이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념적으로 다르지만 민노당이 제도권으로진입한 이상 실체를 인정하고 대화를 나눠볼 생각"이라며 "상생정치는 여야간은 물론 야당간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노당 김종철(金鍾哲)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여러 부문에서 큰 차이를 느끼고있기 때문에 당장 협조하는 것은 어렵지만 한나라당의 생각과 얘기를 들어볼 수 있는 그런 분위기 조성을 위해 물꼬를 트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연합뉴스) 문병훈기자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