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10명 중 8∼9명은 차량 운행거리를 줄이거나 휘발유보다 가격이 싼 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으로 바꾸는 등의 '특단의' 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홈페이지(www.kama.or.kr)를 방문한 네티즌 281명을 대상으로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400원 이상으로 오르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물은 결과, 13%만 현재의 차량운행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하고나머지는 휘발유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대책 중에서는 휘발유보다 가격이 싼 LPG 또는 경유사용 차량 구매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견이 38%로 가장 많았으며, 차량을 유지하되 운행거리를 줄이겠다는 답변이 30%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보유차량을 처분하거나 아예 폐차하겠다는 의견도 12%에 달했으나 연비가 좋은 소형차를 구입하겠다는 의견은 5%로 예상외로 적었다. 이는 휘발유 차량으로는 아무리 연비가 좋은 소형차라도 고유가 상황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협회 관계자는 "설문조사에 응한 네티즌들이 일반 운전자들의 의견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차량운행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10명 중 1-2명꼴에 불과한 것은 그만큼 고유가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나타내는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석유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 1-3월 휘발유 소비량은 1천343만6천배럴로 작년동기의 1천435만7천배럴보다 6.4% 감소하고, 경유 소비량 역시 3천522만2천배럴로작년 동기의 3천616만8천배럴보다 2.6% 줄어 이미 ℓ당 1천400원대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이미 차량운행 패턴이 변화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경유나 LPG 차량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난 것은 고유가 상황이 경유를 이용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구매시기를 더욱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