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실제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은 투자 유치잠재력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며 이는 노동시장 경직, 불필요한 시장 규제, 취약한 기술개발 환경 등이 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3일 '외자유치 아직 갈 길 멀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경쟁력을 잃은 산업부문이 중국 등 개발도상국으로 빠져나가는 대신 국내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화하고 고급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외국인 투자 유치가 절실하지만 아직 유치 실적은 잠재력에 비해 크게 뒤처져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소득수준 ▲성장속도 ▲수출능력 ▲기술능력 ▲사회기반시설 ▲교육수준 ▲부존자원 ▲국가위험도 등을 종합해 산출한 각국의 '외국인투자 잠재지수' 통계에서 한국은 2001년 현재 조사대상 140개국중 18위를 차지, 매우 높은 외국인투자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같은 UNCTAD가 발표한 실제 외국인투자 실적지수로는 2001년 현재 140개국 중 92위에 불과, 잠재력과 실제 실적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UNCTAD가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인투자누적액 비율 역시 2002년 현재 한국은 9.2%로 세계 평균 22%에 비해 크게 낮고 중국(36.2%), 홍콩(265.7%), 대만(11.9%) 등 주요 경쟁국들에 비해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보고서는 또 투자 및 고용창출면에서 국내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 '신규설립형' 직접 투자와 제조업 투자가 외국인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계속 낮아지는 등 외국인 투자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외자유치 부진의 원인으로 노동시장의 경직성, 심한 시장 규제(금융.노동시장.사업 규제), 영어 미숙 등에 따른 낮은 고급인력 활용 가능성, 고급연구.개발(R&D) 센터 부족 등 열악한 기술 개발 환경 등을 들었다. 양희승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정부가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동북아경제중심 프로젝트 등을 전개하고 있지만 외국인투자의 핵심적인 걸림돌은 정책적 인센티브 부족이 아니라 노동시장과 규제환경 등의 근본적 제도의 결함"이라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이어 "이같은 제도적 결함을 고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하는 외자유치 활동은 곧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