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바이 코스닥' 열풍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올들어 22일까지 코스닥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사상 최고치인 1조6천5백여억원으로, 작년 연간 순매수 규모의 2배를 이미 넘어섰다.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거래소 우량기업의 후광효과가 코스닥으로 확산된 결과다.


외국인은 22일 코스닥시장에서 9백9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천90억원을 순매수한 지난 6일에 이어 연중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이에 힘입어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고치인 475.88(전일대비 1.51% 상승)로 치솟았다.


사흘 연속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코스닥지수가 470선을 회복한 것은 작년 12월15일(476.00)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날 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5.94포인트(0.64%)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특히 지난달 24일 이후 이날까지 20일째 순매수행진을 벌였다.


정보기술(IT) 부품주를 중심으로 매수 강도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외국인은 올들어 △1월 2천9백28억원 △2월 2천3백25억원 △3월 3천8백21억원 △4월 7천4백5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로써 지난 1월 말 15.3%였던 외국인의 코스닥 시가총액 비중은 18.7%로 치솟았다.


올해 들어 누적 순매수금액은 1조6천5백34억여원으로 작년 연간 순매수금액(8천1백22억원)보다 2배 이상 많다.


4개월 만에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나타냈던 지난 2000년의 기록(1조5천4백82억원)도 추월했다.


외국인이 '바이 코스닥'을 지속하는 것은 거래소시장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2000년 IT 거품 붕괴 이후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됐지만 그동안 주가가 제값을 받지 못한데 따른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국민은행 포스코 등 주요 종목의 지분율이 60∼70%에 달해 거래소 시장에서 추가 매수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이 코스닥 내 관련 기업으로 관심을 돌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리서치센터장)는 "코스닥에 등록된 우량 종목들의 주가가 그동안 많이 떨어져 기업가치에 비해 너무 싸다는 저가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며 "코스닥의 상승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