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이 많은 방송보다 소박하고 단아한 느낌의방송이 됐으면 좋겠다." 가수 이적(30)이 26일부터 KBS 2FM(쿨FM)에서 `이적의 드림 온'(자정∼오전 2시)에서 마이크를 잡고 밤 깊은 시간 라디오를 음미하는 청취자들을 찾는다. 라디오 DJ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6∼1997년 MBC `별이 빛나는 밤에'와 2000년 MBC `FM 플러스'를 진행한 적이 있다. "깎고 보니 젤 안 발라도 좋고 머리 손질 안 해서 좋다"는 이유로 까까머리를내버려두고 있을 만큼 자유분방한 기질의 그가 과연 매일 빠짐없이 밤늦은 시간 마이크를 잡을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나 적어도 결석 한번, 지각 한번 없었다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전에도 펑크낸 적 없었고, 늦은 적도 없었어요. 요즘 같아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몇 달이 갈지 모르겠지만…. 라디오 DJ는 오래 하면 왠지 회사 다니는 것 같아 힘들기도 하지만 또 안 하고 쉬면 `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묘한 구석이 있어요" 이적의 라디오 매체에 대한 견해는 이렇다. "옛날에는 라디오밖에 들을 게 없었잖아요. 노래도 카세트에 녹음해 듣곤 했고…. 옛날 만큼의 절대적 영향력은 떨어진 건 사실이죠. 그러나 그 와중에도 라디오를 듣고 계신 분도 있어요. 단지 연속적인 음악이 아니라 제작진과 DJ가 빚어내는음악과 사연과의 조화, 또 그걸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이런 것들에 대한 소구는 여전히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저는 뭐랄까? 따뜻함도 있고, 딱딱한 구석도 있고, 짓궂은 장난도 치지만기본적으로는 선하다고나 할까요?(하하) 그런 DJ이면 매력적일 것 같아요"라면서 `이적의 리듬 온'은 청취자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는 요즘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지막 학기 다니고 있고 아주 짧은 단편 소설도 쓰고, 방송하고, 앨범 준비 곡쓰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틈틈이 글을 올리는데 모 출판사가 연락해와 출판까지 이르렀는데 아직 책 제목은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하나 `패닉'의 재결합설에 대해서도 그 가능성이 높음을 내비쳤다. "`패닉' 재개 계획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언제 하겠다는 건 없다. (패닉 재개는)항상 열려 있었는데 다만 요즘은 김진표와 (이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한다." 나이 서른에 이른 그는 "20대 한창일 때 `인생 뭐 있느냐' 좀 이랬다면 이제는내 음악 세계를 만들지 않으면 언저리만 돌다가 끝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느낌을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