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개인휴대단말기)폰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지난 16일부터 허용됐지만 정작 지급주체인 이동통신 업체들은 사실상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의 보조금 지급 허용으로 시장확대를 기대했던 PDA업계는 마케팅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8일 관련업체들에 따르면 SK텔레콤 등 이통3사는 PDA폰에 최고 25%의 보조금을지급할 경우 경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 아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방침을 정한다는 방침을 굳힌 상태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출시한 M400이나 LG전자의 SC8000에 대한 시장반응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장상황을 줄곧 지켜보며 보조금 지급 여부를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LG텔레콤은 PDA폰과 휴대전화의 기능 차이가 적은 상황에서 단순히 PDA폰의 가격을 끌어내리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분명히 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PDA폰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지 못한 채 일정관리 등의 기능이 추가된 휴대전화 대체품으로 활용된다면 보조금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KT와 KTF가 최고 25%의 보조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 역시 유.무선 결합서비스인 네스팟 스윙용 전략단말기로 제한하는 등 사실상 보조금 지급에 극히 신중한반응을 보이고 있다. KT는 사이버뱅크가 제조한 네스팟스윙용 단말기 포즈X-301에 제품판매가격의 25%를 지급하기로 하고 KTF와 세부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KTF는 25%의 보조금 지급이 경영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급수준을 10∼20%로 낮추는 방안을 KT에 제시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말 출시된 SPHM-4000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이미 방침을 굳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자체 유통망을 통해 판매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 활성화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PDA폰을 제작,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에 나섰지만 판매량은 5천대에 불과했다. LG전자도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난해 말 기준 20만대 수준에 불과한 PDA시장은 침체가 계속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복합적인 기능이 담긴 PDA폰의 가격을 자체적으로 낮게 책정해 판매할 수는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신기술 개발.육성과 신규서비스 이용 활성화를위해 보조금 지급을 허용했지만 지급 여부는 이통 3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며 "제조업체가 이통사들과 접촉해 보조금 지급을 이끌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