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를 추종하는 극우 폭력 단체 `스킨헤드' 등에 의한 대(對) 외국인 범죄가 끊이지 않는 러시아에서 7일 또 다시 인종혐오 범죄로 보이는 집단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현지시간) 모스크바 동남부 900㎞ 볼고드라드 시장에서 젊은이 50여명이 상인들을 쇠파이프와 몽둥이 등으로 마구 때려 1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사망자는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알려졌으나, 이타르-타스 통신은 아프가니스탄 이주민으로 보도하고 있다. 상처를 입은 상인 20여명 가운데 8명은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폭력에 가담한 청소년 10여명을 체포,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지만 스킨헤드와 같은 극우 청년 단체가 이번 사건에 가담한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 "폭력 조직간 상권 다툼으로 인한 사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인권 단체들은 그러나 경찰이 인종 혐오 범죄도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할수 있는 단순 폭력 사건으로 처리, 젊은이들의 뿌리 깊은 대외국인 혐오증을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실제 중앙아시아내 옛 소련 공화국들의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국가들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출신 유색인종들을 겨냥한 각종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같은 폭력은 특히 매년 4월 20일 히틀러 생일을 전후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달 하순 모스크바 시내에서 스킨헤드 15명에게 뭇매를 맞고 혼수상태에 빠졌던 아프가니스탄 유학생 1명이 숨졌으며, 같은달 중순께도 21세의 시리아 유학생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전철을 타려다 스킨헤드에 의해 선로로 떼밀려 전동차에 치여 사망했다. 앞서 2월 말에는 기니비사우 출신 유학생이 서남부 보르네즈에서 10대들의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으며, 같은달 초에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9살바기 타지키스탄 출신 소녀가 10대 후반 청소년 10여명으로부터 흉기로 11차례나 난자당해 숨져충격을 주었다. 한편 러시아 젊은이의 40% 이상이 대(對) 외국인 범죄를 일삼는 스킨헤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인종 혐오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지난달 말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