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탈북인권연대(이하 탈북연대)가 지난달 공개한 북한의 정치범 상대 생체실험 문건을 만든 장본인으로 현재 함경남도에 거주하는 강병섭(59)씨가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문건 작성 경위를 밝혔다. 현재 함남 흥남시 소나무동 3반에 살고 있다는 강씨와 가족들은 이날 인민문화궁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가짜 문건의 작성자, 목격자인 저희들로서는 이 사건의 진상을 폭로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어 기자회견을 요청했다"면서 "그 문서는 우리 가족이 만든 허위문건"이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지난해 8월 불법 월경(탈북)했다 돌아와 현재 흥남시 '2.8비날론연합기업소'의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며 남한에 정착한 장남 성국씨의 요청에 의해 지난해11월 25일께 중국 옌지(延吉)시에서 만나 성국씨가 가져온 '이관서'라는 문건에 사망자 이름을 써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관서에 생체실험 대상자로 적은 림춘화는 함경남도 신흥군 동흥리 농장원으로 일하다가 사망한 친척이었으며 나머지 3~4명에 대해서도 "죽은 사람들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고 주소, 나이도 알지 못해 마구 지어냈다"고 설명했다. 강성국씨의 동생인 성학씨도 이날 회견에서 "소위 '화학무기 인체실험'에 대한허위문건을 직접 정서했다"면서 "형이 내놓은 문건 양식에다 부르는대로 총 5장을받아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랍탈북인권연대 사무총장을 지낸 도희윤씨는 "이관서가 원본이라는판단은 지금도 변함이 없으며, 지난 1월 13일께 중국에서 북송된 것으로 알고 있는강병섭씨가 북측의 협박과 회유에 못이겨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강씨의 기자회견은 탈북자 유태준씨가 어머니의 꾐에 넘어가 남한으로 갔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북한에서 한 것과 같다"며 "강병섭씨의 아들 성국씨는 북송된 아버지의 구명을 위해 현재 태국 방콕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탈북연대는 지난 2월 '2.8비날론연합기업소'에서 화학공장 기술자로 일하던 강병섭씨가 지난해 8월 함경남도 출신의 '최문표'라는 남성의 신상명세와 함께 '화학무기 액체가스 생체실험에 필요한 대상으로 2.8비날론연합기업소 보위부로 이관한다'는 내용의 이관서를 빼내왔다고 주장했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귀근 이귀원기자 threek@yna.co.kr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