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말까지 한국이 파병할 이라크 평화재건사단의 주둔 후보지를 통보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군 주둔지가 당초 미군이 희망해온 북부 지역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그동안 쿠웨이트로부터 보급 거리가 짧고, 치안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중.남부 지역을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최근 북부 지역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미군측의 통보를 기다리는 중이다. 미군은 2월 이후 치안 상태가 악화된 키르쿠크를 제외한 이라크 전 지역 가운데2-3개 지역을 골라 통보할 방침이며, 남부 1개 지역과 북부 2개 지역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군측이 내세우는 한국군 주둔지 조건은 "독자적으로, 평화재건 임무에 충실할수 있는, 비교적 넓은 지역"으로 요약된다. 존 애비자이드 미중부군 사령관은 30일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와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군 주둔지로 거론된 나자프에 대해 " 매우 협소한 지역"이라며 일단 주둔지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치안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고 재건 수요가 많은 나자프와나시리야, 쿠트 등 중.남부 지역 가운데 한 곳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자프는 키르쿠크 파병 계획이 백지화되는 시점에 맞춰 스페인 총선 후 그곳에주둔 중인 스페인군의 철군 문제가 불거져 대체 파병지로 유력하게 거론된 상태다. 나자프는 유엔의 지휘권 인수를 요구하며 6월 말 이전 조건부 철수입장을 밝힌스페인군(1천300명)이 빠지면 자연스럽게 공백을 메우며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경우도 스페인군과 현재 다국적여단을 구성한 엘살바도르,온두라스군등과의 지휘문제, 스페인군이 소속한 폴란드사단과 관할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사정이 간단치 않다. 반면 미군은 한국군의 `취약'한 보유장비 등을 감안해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등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자치지역에 배치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조영길 국방장관은 29일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상적인 측면에서 북부지역이 남부보다 유리하고 북부 일부 지역은 안정되나 일부 산맥을 중심으로 저항세력이 집결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쿠웨이트와 보급거리가 짧고 치안 상태가 양호한 중.남부 지역이 가능하지만 파병시기인 6월의 기상여건과 현지 치안 상태 등을 판단할 때 북부지역도 검토대상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는 미국이 제의한 후보지에 대해 한국군이 수정할 가능성에 대해 "양측이 의견을 교환하면서 절충해나갈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그쪽(미군)에서 제시하지 않은 지역을 (한국이 다시) 제시하면 한국이 파병을 거부하려는 구실거리로 비칠 수 있다"고미군이 제안한 범위에서 주둔지가 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