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 전직 여성앵커들간의 라이벌 대결로 달아오를 조짐이다. 한나라당이 16일 보수논객인 전여옥(田麗玉.45) 전 KBS 앵커를 대변인으로 영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MBC 앵커 출신인 열린우리당 박영선(朴映宣.44) 대변인과 각을세웠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양대 방송사의 간판 여기자로서 쌓은 화려한 이력도 정치권에 식상한유권자들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요인이다. 취재현장서 정치권으로 승부처를 옮긴 두 사람은 비슷한 점이 많다. 똑같이 78학번이고 81년 KBS 입사 동기인 데다 해외특파원도 비슷한 시기에 나갔다. 다만 82년 MBC로 옮긴 박 대변인이 경제부에서, 전 대변인이 문화부에서 주로경력을 쌓은 것이 차이점이다. 일단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만큼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지만 탐색전은 탄핵정국이란 비상시국과 맞물려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 대변인은 입당 환영식에서 "집에서 침묵하는 다수의 국민들을 위해 희생하겠다"고 일전불사를 다짐했고, 박 대변인은 "전 대변인과는 그저 아는 사이"라며 "한나라당과 어울리게 잘 할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이런 신경전이 말해주듯 두 사람 사이에는 오래전부터 미묘한 경쟁의식이 있다는 게 방송가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둘만의 라이벌 의식은 본격적인 선거국면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난타전'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두 대변인의 성격상 정치판을 달굴 `입의 대결'은 직설(박영선)과 독설(전여옥)의 치고 받는 양상을 띨 공산이 크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