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김기춘 국회 법사위원장이 이날 탄핵 의결서 정본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면서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됐다. ◆탄핵심판 절차 헌재는 이날 국회 법사위원장이 의결서를 제출함에 따라 우선 전자배당 방식으로 주심 재판관을 정해야 한다. 탄핵안 심리는 주심 재판관을 포함한 9명의 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재판부 방식으로 진행되며,1백80일 이내에 심리 및 심판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최종적인 탄핵심판 결정은 재판관 9명 가운데 6명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김기춘 법사위원장은 소추위원으로 활동하며 헌재는 심판 과정에서 대통령을 법정에 출석시켜 심문할 수 있다. 특히 헌재는 심리 과정에서 피청구인인 노 대통령을 변론기일에 소환해야 하며 노 대통령이 출석하지 아니할 때는 다시 한번 소환통보를 한 뒤 불출석하면 노 대통령의 출석에 상관없이 심리할 수 있다. 심리 종결 후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하면 노 대통령에게 파면 결정이 내려지고,5명 이하면 탄핵심판 청구는 기각된다. ◆탄핵 결정 여부는 불투명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으나 헌재가 탄핵 결정을 내릴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번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의 사유는 크게 선거 중립의무 위반과 측근비리,불법 대선자금 모금 행위 등 3가지다. 이 가운데 불법 대선자금 모금은 대통령 당선 이전 행위이며,측근비리는 현재 특검수사 등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선거 중립 의무 위반에 대한 판단이 이번 탄핵안의 핵심이지만 이 또한 국가 수반을 탄핵할 정도의 사안인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3명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3명,국회가 선출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헌재 재판관 구성을 보더라도 탄핵 결정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윤영철 재판관과 주선회 재판관,송인준 재판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직시 임명했으며,김영일 재판관,김경일 재판관,전효숙 재판관은 최종영 대법원장이 지명한 인사다. 이 밖에 권성 재판관과 이상경 재판관은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 추천을 받았으며,김효종 재판관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동 추천으로 선출됐다. 결국 재판관 추천기관별로 놓고 볼 때도 탄핵 결정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