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부품업계가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납품가에반영하도록 완성차 업체에 당부해 달라고 정부당국에 호소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차 부품업체 300여곳으로 이뤄진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최근 산자부에 `자동차 부품업계 원자재 관련 애로 및 건의사항'을 제출하고 "완성차업체들이 원자재가 인상에 맞춰 납품가격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당부해달라"고 건의했다. 조합은 또 건의서에서 ▲원자재 업체 및 대리점의 재고보유량 긴급 출하와 가격안정화 유도 ▲원자재의 수출 비중 축소 및 가격 인상 억제책 마련 ▲중간 유통업체의 매점매석 행위 단속 ▲중소기업 자금 지원 및 수출금융지원 강화 등을 요청했다. 완성차업체에 대해 `을'의 관계인 부품업체들 입장에서는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수익성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으면서도 정작 거래선이 끊길 것을 우려,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완성차업체들과 납품가격 인상 협상을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인상폭이 원자재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경영 악화 속에 납품을 하면 할 수록 오히려 손실금액은 커지고 있는 처지라는 것. 더욱이 포스코의 선철 공급량이 소요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대리점에서는 가격인상 기대로 공급을 제때 하고 있지 않아 수급 차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철 공급량 부족으로 일부 부품의 경우 고철로 대체하는 사례까지 속출, 제품불량률이 증가하면서 완성차업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지만 뽀죡한 대안이 없다고 주물업체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요즘은 물량이 워낙 달려 현금을 더 얹어주고도 원자재를 사기 힘든 상황"이라며 "완성차업체에 납품을 제대로 하기 위해 정상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다보니 구매자금 증가로 자금압박만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 강재의 경우 지난달부터 발주량의 70% 정도 밖에 수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2차 협력업체들도 철 자재 구입난으로 수주량의 50%정도밖에 1차 협력업체들에 납품하지 못하고 있어 공장가동률도 크게 저하된 상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소싱' 확대 차원에서 올들어 5억 달러 이상의 해외 완성차업체 부품계약도 성사시켰지만 원자재 급등이 복병으로 작용하면서 역마진을 감수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특히 2차 협력업체의 원자재 구입난은 1차 협력업체와 완성차업체에 연쇄적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수 밖에 없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완성차회사에 대한 적기 납품 공급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자동차용 주물 부품 제조업체 25개사는 납품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8일 하루동안 부품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업체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매우 크며 상황이 지속된다면 부도 사태 속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부품업체의 경영악화는 완성차업계의 차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