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 해롯백화점간 '만우절 오보사건'의 법정송사가 2년만에 월스트리트저널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영국 런던고등법원은 17일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가 해롯백화점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다"며 "해롯은 양측의 소송비용(50만파운드,약 11억원)을 부담하고,월스트리트저널에 4만파운드의 보상금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이로써 2002년 4월 시작된 월스트리트저널-해롯의 법정싸움은 일단락됐다. 사건은 월스트리트저널이 모하메드 알파예드 해롯백화점 회장의 만우절 농담을 오해한데서 비롯됐다. 알파예드 회장은 2년 전 만우절(4월1일) 전날 백화점홈페이지를 통해 "4월1일을 기해 해롯을 상장한다.관심있는 사람은 루프 리르파(Loof Lirpa)에게 연락하라"는 보도자료를 올렸다. '루프 리르파'는 '에이프릴 풀'(April Fool;만우절)의 철자를 거꾸로 쓴 것으로 만우절 농담임을 알리기 위해 그가 만든 이름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사실로 보도했다가 정정보도를 내는 망신을 당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의 엔론(?)'이란 제목의 해명성 정정기사를 통해 "해롯백화점이 상장을 한다면 투자자는 공개된 내용을 철저히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알파예드 회장은 해롯을 분식결산으로 도산한 미에너지업체 엔론에 비유한 것에 격분,월스트리트저널을 명예훼손혐의로 영국법원에 제소한 것이다. 이집트출신 억만장자로 1985년 영국 내 최고급 백화점인 해롯을 인수한 알파예드 회장은 7년 전 파리에서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와 함께 교통사고로 사망한 도디 알파예드의 부친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