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총선에 앞서 오는 3월부터 본격화되는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게다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발탁된 김병일 전 금융통화위원의 후임으로 김종창기업은행장이 내정됨에 따라 은행장 인사는 빠르면 이달 말 이전에 시작될 가능성도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로버트 팔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외환은행의 신임 행장으로 내정된 데 이어 김정태 국민은행장과 이덕훈 우리은행장 등 금년 중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장 8명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김 행장과 이 행장 이외에도 강신철 경남은행장, 엄종대 광주은행장, 홍성주 전북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3월에 끝난다. 또 하영구 한미은행장과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오는 5월과 12월이 각각 임기이며기업은행 김 행장의 원래 임기도 오는 5월이다.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윤병철 회장과 전광우.민유성 부회장, 자회사인 우리은행 이 행장의 후임을 선임해야 한다. ◆우리銀 CE0 추천위 내달 중순 구성 우리은행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다음달 중순께 주주 대표와 사외이사 3명, 외부전문가 3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되는 은행장후보추천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노조는 빠르면 이달 말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행장급 이상 임원에 대한 설문조사와 함께 행장 등 경영진 후보에 오르는 인사들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노조는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는 점을 들어 은행장이 우리금융의 회장직을 겸직하는 방향의 체제 개편을 희망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도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현 체제에서 지주사의 은행에 대한영향력 제고 방안 ▲씨티은행그룹처럼 지주사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는 방안 ▲지주사 부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지주사 회장이 행장까지 겸임하면 그룹 전략보다는 은행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지주사 회장이 은행장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거나 지주사 부회장이 행장을 겸임해 경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함께 지도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장으로는 이 행장 유임설과 함께 전광우 부회장이나 김종욱 수석 부행장의 승진, 정기홍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또는 하영구 한미은행장 영입설 등 갖가지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우리금융 회장에는 윤증현(전 재경원 금융정책실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와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 신동혁 은행연합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편 최근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헌재펀드를 만들어 우리금융 인수에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펀드의 출범 시기가 우리금융의 경영진 선임에 돌발 변수로등장하고 있다. 이헌재펀드가 우리금융을 인수한다면 금융계의 `이헌재 사단'으로 꼽히는 김상훈 국민은행 이사회 회장 등이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이 전 장관 쪽으로 줄서기가 시작됐다는 말도 무성하다 ◆국민은행장 연임 여부도 관심 올 10월로 임기(3년)가 만료되는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교체설과 유임 가능성이교차하고 있다. 김 행장 스스로 연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물러날 것이란 관측에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통합 후유증과 내부 갈등을 수습하면서 국민은행을 이끌 인물로 김 행장의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완전 민영화된 은행이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배제된 독립된 이사회가 교체 또는 연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지적하고 "김 행장의역할이 아직까지 필요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관건은 시장과 주주들의 의사"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설 연휴 이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부행장들을 대거 교체할 방침이다. 신한지주의 라응찬 회장과 최영휘 사장도 오는 9월에 임기가 만료되지만 특별한변수가 없는 한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시중은행장 중 최고령인 김승유 하나은행장의 후임에는 윤교중 수석 부행장이나김종열 부행장의 내부 승진이 점쳐지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김 행장이 지주회사 회장을 맡는 구도로 갈 공산이 크다 하영구 한미은행장은 대주주인 칼라일이 현재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매각결과에 따라 진퇴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칼라일의 보유 지분매각 작업을 하 행장이 관여하고 있어 대주주 변동과 무관하게 연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지주회사 상무급 중에서 행장을 발탁할 것으로 보이고 홍성주 전북은행장은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려 유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금통위원 인사도 줄이어 김종창 기업은행장의 금통위원 내정에 한국은행 노조가 전직 관료 출신임을 들어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지도 관심거리다. 오는 4월에는 김원태(한국은행 총재 추천), 남궁훈(대한상의 추천), 이근경(재경부 장관 추천) 금통위원의 임기도 만료될 예정이어서 후임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한은 총재 추천 몫인 금통위원 후임에는 박철 한국은행 고문이 유력시되고 있고나머지 금통위원은 재경부 등 경제 부처 인사의 향배가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오는 4월 한국은행 이재욱.최창호 부총재보가 임기 3년을 맞게 됨에따라 내부 인선이 유력한 가운데 벌써부터 후임자 인선에 행내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김재홍.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