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컨소시엄에 의해 개발된 핵 기술이 어쩌면 파키스탄을 경유, 북한과 리비아, 이란의 핵개발로 이어진 것 같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네덜란드 무기기밀 확산가능 확인' 제하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하면서네덜란드 외무장관과 경제장관이 전날 의회에 출석, 네덜란드와 영국, 독일합작 컨소시엄인 위렌코(Urenco)사(社)가 개발한 매우 민감한 핵 기술일 이란과 파키스탄과함께 북한과 리비아에 이전됐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정부 관계자의 발언은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 기술이 리비아와북한에 넘어갔다는 주장에 대한 첫 공식 확인이다. 이란과 파키스탄이 원심분리기술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왔다. 네덜란드 관리들은 그러나 잠재적으로 핵무기와 관련된 기술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들 국가에 이전됐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고 밝혔으나 다른 나라 외교 관계자들은 파키스탄이 경유지가 됐을 것이라는 데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견해를보이고 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미 정부 관리들은 파키스탄 핵무기 개발의 주역으로 '핵 확산의 아버지'로 알려진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지난 1970년대 네덜란드 위렌코사에 근무하면서 원심분리기밀을 훔쳤을 것으로 오랫동안 의심해오고 있다. 타임스는 그러나 위렌코社의 한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사가 이란과 리비아, 북한과 거래하지 않았으며 (핵관련) 기술은 회사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수단에 의해 이들 국가에 전달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