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자이너로 떠오르고 있는 한송이 파리에서 오트쿠튀르(Haute-Couture, 고급의상디자이너) 패션쇼를 가졌다. 한송은 20일 오후 1시 파리 생토노레 거리에 있는 에스파스 BMCS에서 '우주의해적들'(Pirates of Space)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패션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쇼는 프랑스 고급의상 디자이너들의 모임인 오트쿠튀르 협회의 초청을 받아 열린 것으로 이 협회 비정규 회원인 한송이 파리에서 패션쇼를 갖기는 지난해 7월에 이어 두번째다. 지난 1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2004년 봄-여름 오트쿠튀르 컬렉션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쇼에는 패션 전문가, 기자, 관객 등 200여명이 참관해 성황을 이루었다. 한송은 이번 쇼에서 이라크 전쟁 등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 전쟁의 파괴력을 가진 해적과 우주의 의미를 함께 표현했으며 고급스러움과 현대성을 강조하기 위해소재 개발에 주력했다. 한송은 비단과 금속을 엮은 소재, 투명실 등을 사용했으며 의상의 색깔은 봄,여름 소재에 적당한 금색, 은색, 투명한 황동색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한송은 "고전적인 동시에 현대적이고, 따뜻한 동시에 차갑고, 가냘프면서도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우주의 미래지향적인 느낌과 함께 보여주려 했다"며 "날카로운 재단을 통해 차분하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송은 "오트쿠튀르 옷은 대중이 입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는점을 이번에 강조하고 싶었다"며 고급 디자인과 실용성의 접목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오트쿠튀르 협회는 샤넬, 지방시,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 정회원과 초대회원, 비정규회원 등으로 구성된 프랑스 최고 권위의 디자이너 모임으로 매년 1월과 7월 정기 패션쇼를 연다. 한국인으로는 김지해씨가 초대회원으로 이 협회에 처음 가입했으며 한송이 비정규회원으로 이 협회에 가입한 것은 김씨에 이어 두번째다. 한송은 뉴욕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파슨스 디자인학교에서 입체재단과 스케치 과정을 수료했다. '파가니니와 소녀' '오페라의 유령'을 주제로 패션쇼를 여는가 하면뮤지컬과 영화 의상을 디자인하는 등 무대 쪽에도 관심이 깊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