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와 모토로라간에 벌어질 2위 쟁탈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2위를 차지하면서 사실상 질적으로는이미 모토로라를 추월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올해는 양적 개념인 시장점유율도모토로라를 따돌릴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점유율(판매대수 기준)은 모토로라에 뒤져 여전히 3위에 머물렀으나 높은 가격과 영업이익률 덕분에 매출액은 모토로라를 앞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동양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부문 누적 매출이 77억3천700만달러로 모토로라(72억달러)를 앞섰고 4분기도 3억3천190만달러로 모토로라의 2억4천만달러를 능가할 것으로 지난해 10월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오는 15일과 20일 각각 공식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매출액 기준으로는 이미 모토로라의 벽을완전히 뛰어넘은 것으로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모토로라를 추월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이는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지 15년만의 일이다. 시장점유율이 뒤지는 상황에서 매출액을 추월할 수 있었다면 이는 휴대전화 단말기의 높은 가격과 영업이익률 덕분으로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단말기의 평균 판매가격은 대당 194달러였으나 모토로라는 119달러에 그쳤다. 또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가 21.6%인 반면 노키아는 4.8%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현재 시장점유율은 모토로라(14.7%)가 여전히 삼성전자(11.2%)를 앞서 있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실속있는 장사를 했다는 결론이 가능하지만 회사측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는 시장점유율도 노키아를 추월해 명실상부한 세계 2위의자리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00년의 5.0%에서 2001년 7.1%, 2002년 9.8% 등으로 매년 2%포인트씩 늘어나는데 비해 모토로라는 2000년의 14.6%에서 거의 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기록'에 근거하고 있다. 올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5억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6천500만대의 판매목표를 달성하면 이는 전체의 13%에 해당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점유율 2위도 가능하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한편 모토로라도 돌파구 마련을 위해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사장 출신 에드워드 잰더 신임 회장이 지난 5일부터 업무에 나서면서 과거의화려한 명성을 되찾기위한 노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모토로라는 크리스토퍼 갤빈 전임 최고경영자 시절에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황제자리를 노키아에 내주는 수모를 겪었으나 지난 2000년 8월 이후에만 6만여명을 해고하는 등 뼈아픈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잰더 최고경영자는 취임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과 대화하고 경청하면서 계획을 짜나가는 것"이라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국내외 휴대전화 업계는 저돌적으로 세계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는 삼성전자와경영 정상화를 위해 외부인 영입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선택한 모토로라간의 경쟁이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 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