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의 처리 방안이 7일 막판 조율 과정에서 채권은행간에 입장 차이를 드러내며 혼미를 거듭했으나 사실상 타결 국면에 들어섰다. LG카드의 향후 처리는 16개 채권금융기관이 출자전환 등 유동성 지원에는 참여하지만 산업은행이 책임을 지고 LG카드를 단독 관리하면서 경영 책임을 지거나 우리은행까지 관리에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LG카드 정상화 방안은 8일 중 채권금융기관별 이사회 등의 동의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LG그룹이 LG카드의 향후 부실 및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 추가 부담을 수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걸려 있어 LG그룹의 추가 부담 수용 여부가 정상화 방안 최종 타결에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금융 감독 당국은 LG카드 공동 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LG카드 지분을 25%까지 인수해 단독 관리에 들어가는 대신 LG카드의 향후 부실에 대해 LG그룹에 추가 부담을 지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은 이와 관련, "채권단 공동 관리 체제의 비효율성을 감안해 단독 또는 그와 비슷한 관리 체제(관리은행)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하고"LG그룹도 추가 유동성 문제에 대한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행장은 또 "시장 안정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LG카드 문제 해결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혀 LG카드 처리 방안에 대해 채권단 내부에서도 사실상 합의가 도출됐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하지만 LG그룹은 LG카드에 대한 향후 유동성 추가 지원 요구에 대해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며 수용 가능성에 대해 대단히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LG그룹 관계자는 " LG그룹은 이미 개인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LG카드와 LG투자증권 지분 전부를 내놓았고 지난해 연말의 2천억원 유상증자에 이어 추가로 8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개인 대주주와 ㈜LG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밝히고 "더 이상의 추가적인 유동성 부담은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국민은행의 LG카드에 대한 단독 관리 체제 전환 및 LG그룹에 대한 추가 유동성 지원 요구에 대해 "주채권은행과 조율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이번 요구는 국민은행이 채권단 회의에서 계속해 주장해 온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또 "국민은행의 요구를 금융 당국이 수용한다고 해도 채권은행단이 모여 합의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의 고위 관계자도 "국민은행이 제시한 방안이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신한은행 자체적으로도 주주 및 이사회의 동의 절차가 남아 있는 데다 LG카드 공동 관리에 대한 기존의 반대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말하고 "특히 신규 유동성 지원과 출자전환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혀 최종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LG카드 공동 관리 마감시한인 이날까지 합의서를 제출한 곳은 우리.산업.기업은행과 삼성생명.LG화재보험 등 5곳에 불과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노효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