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은20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포기하겠다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선언을 환영했다.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은 "우리는 리비아의 결정을 환영하며 역내 다른 국가들도 리비아의 결정을 따르기 바란다"고 말했다. 마헤르 장관은 기자들에게 "어느 국가를 지칭하는지 여러분도 잘 알 것"이라며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핵무기 문제를 이란, 리비아와 같이 국제적으로 쟁점화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리비아의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이미 밝혔다"며 "나의 발언은 명료하며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마헤르 장관은 오는 29일 이스라엘을 공식 방문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재개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도 리비아의 선언은 아랍 국가들이 WMD 문제에있어서 진지하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무사 총장은 "현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일"이라며 "다른 역내 국가들에겐 핵개발을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이스라엘측에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실반 샬롬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리비아의 WMD 개발 포기 선언을 `긍정적'인 조치라며 환영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가 보도했다. 샬롬 장관은 "이스라엘은 리비아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리비아가결정을 실행에 옮길 경우 국제사회에 다시 참여할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라디오는 또 이스라엘 정부의 한 여성 관리를 인용, 리비아의 결정은"중동을 더욱 안전한 곳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아랍권은 이스라엘이 수백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이스라엘 정부는 핵의혹과 관련,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NCND)"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편 카다피 원수의 아들 시이프 알-이슬람 카다피는 이날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자신의 부친은 미국으로부터 축출하지 않는다는 다짐을 받고 WMD 포기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과 영국 정상들이 확인한 카다피 원수의 결정은 양측에 모두 도움이 되는 `윈 윈 협상'이라고 주장했다. 카다피 원수는 19일 관영 JANA 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WMD 개발을 포기하기로 `현명하고 용기있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국제 사찰을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