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11:43
수정2006.04.04 11:45
내년 7월부터 서울시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객들이 갈아타는 회수에 상관없이 이동거리에 비례해 멀리가면 요금을 많이내는 '대중교통 통합요금 거리 비례제'가 도입된다.
또 이들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시간에 따라 야간에는 기본요금보다 더 내고 이용객이 적은 오후 시간대에는 덜 내는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도 시행된다.
이 같은 '수익자부담'원칙의 적용에 따라 지하철 기본요금이 현재 7백원에서 오는 2006년에는 1천2백25원으로 앞으로 3년간 매년 평균 21%씩 오르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18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주최로 열린 '대중교통요금체계 개편안' 공청회를 통해 이 같은 방안을 제시하고 중앙정부 및 시민 의견을 수렴한 다음 내년 초 세부방안을 확정키로 했다.
◆멀리 갈수록 요금도 비싸게=지하철과 시내버스를 몇 차례 바꿔탔는지 회수에 상관없이 이동한 전체 거리를 합산해 요금을 부과하는 '통합요금 거리 비례제'가 시행되면 시민의 교통비 부담이 평균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겠지만 단거리 이동객 및 지하철과 버스를 자주 갈아타야 하는 도심이동객들의 경우 요금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시정개발연구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이동거리의 길고 짧음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요금이 부과돼 결과적으로 단거리 이용자가 장거리 이용자의 비용을 대신 내준 셈이었다"며 "새 제도는 수익자 부담원칙을 적용한 만큼 이런 폐단을 해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간대별 요금 차등화=이와 함께 △자정∼오전 4시에는 요금을 20% 할증하고 △오전 10시∼오후 4시,오전 4~6시에는 요금을 10% 할인해 주는 '시간대별 차등요금제'의 도입도 추진된다.
또 '통합요금 거리 비례제'의 핵심인 환승 여부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신개념 교통카드를 도입키로 하고 내년 상반기 중 시가 최대주주인 신설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IC칩이 내장된 신개념 교통카드는 교통요금 지불 기능 외에 주차요금,민원 수수료,소액결제 등도 가능하다.
◆지하철 요금 인상 불가피=이 같은 요금거리비례제와 시간대별 차등원칙이 적용될 경우 현재 7백원인 지하철 기본요금이 내년 8백44원,2005년 1천16원,2006년 1천2백25원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 같은 요금인상계획에 대해 "현재 수송원가의 61%에 불과한 요금으로는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의 누적 적자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1인당 수송원가가 1천52원인 데 반해 수입은 6백38원에 그쳐 승객을 한명 태울 때마다 4백14원씩 적자를 본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요금 인상 뿐"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현재 요금이 수송원가에 근접한 시내버스의 경우 3년간 6%씩 올려 △내년 7백42원 △2005년 7백87원 △2006년 8백34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 4백50원인 마을버스는 2006년 4백87원으로 연평균 3%씩 인상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