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에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의 뜻을 거스르는 `비토세력'을 지칭하는 영문 이니셜이 나돌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당 지도부의 한 핵심인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우리당은 지금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K,K,C 세 사람 같은 경우 항상 회의장에서 다른 이야기만 하고, 회의는 안하고 귀엣말로 뭐라고 자꾸 그런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회의에서 워낙 지도부를 씹어대니 김 의장이 그냥 자리를 뜬 적도 많고 귀찮아하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김 의장은 빨리 선대위를 꾸려 거기에 회의권을 넘기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K,K,C가 누구냐는 대해선 당내 의견이 분분하지만, 주요 사안마다 김 의장과 각을 세워온 김태랑(金太郞), 김한길 전 의원과 천정배(千正培) 의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 사람 모두 간선제를 주장하는 지도부에 맞서 직선제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관철시키는 데 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김태랑 상임중앙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별명이 `지둘려'인 김 의장을 겨냥, "신당의 갈 길이 뻔히 나와있는데 개인적 잣대에 맞춰 간선제니 뭐니 하고 자꾸 시간을 끌어 바르고 정확한 소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임중앙위원 인선에서 탈락했다가 하루만에 구제됐던 김한길 전략기획위원장은 `회의에서 쓴소리를 하느냐'는 질문에 "할 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천정배 의원은 "나는 개인을 지목한 적이 없다"며 "당이 긴장하고 세대교체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의원은 특히 지난 10월17일 의원총회에서 당시 이광재(李光宰) 국정상황실장의 경질 등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요구하기 이틀전에 정동영(鄭東泳) 신기남(辛基南)정세균(丁世均) 정동채(鄭東采) 의원 등과 함께 청와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직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천 의원의 인적쇄신 요구와 최근 `노빠당'(노무현오빠당) 발언은 자신의 요구에 대해 청와대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은 데 따른 적극적인 의사표시란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K,K,C란 말은 들어서 알고 있다"면서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