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사거리 근처에 위치한 '시내산'은 여러 스크린을 보유한 복합상영관처럼 다른 종류의 음식점이 층마다 들어선 '복합음식점'을 컨셉트로 탄생한 곳이다. 문을 연 지 얼마 안돼 전체가 정상 가동되지는 않지만 지하에 한정식,1층 커피숍,2층 고기구이점,3층 이탈리아식당,4층에 중식당이 들어서 있다. 연말 모임이 많은데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렵다면 이곳을 택해보는 게 어떨까. 시내산은 우선 식당 같지 않은 외관에 깔끔한 인테리어가 손님의 품격까지 올려주는 것 같다. 여러 음식점이 모이면 맛이 없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주인(정화진 대표)의 꼼꼼한 성격과 음식에 대한 애정으로 어느 식당 하나 정상급 수준에 미달하는 게 없다. 지하의 한정식은 예전 '이리오너라' 식당을 그대로 옮겨와 기존 단골손님들로 북적대는 곳이다. 2만원에서 3만원대의 세트메뉴가 준비돼 있는데 정갈하고 입에 잘 맞는다. 이곳에는 홀과 온돌식 방이 있다. 2층의 구이점은 이전 고기집과는 전혀 다른 시도가 돋보인다. 일단 양식 코스요리와 고기를 결합시켰다. 2만원에서 3만5천원까지 4개의 세트메뉴를 내놓는데 이탈리아 요리사가 마련한 전채요리,샐러드에다 등심,갈비살을 구워 먹고 해물돌솥밥이나 소면까지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양이 충분해 고기를 따로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4명이 고기를 먹는다면 10만원 안팎에서 해결할 수 있다. 등심 갈비살 살치살 등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육즙을 자랑한다. 고기를 먹으면서 분위기에 맞게 와인을 곁들이면 어떨까 싶었다. 주인 역시 조만간 고깃상에 와인을 올리는 것을 계획 중이란다. 식사 후 1층에 있는 커피숍도 놓칠 수 없다. 커피전문점의 노하우를 접목,커피맛에 특히 많은 신경을 썼다. (02)517-6949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