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출범한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 체제가 주요 당직자 인선 단계에서부터 일부 중진들의 제동에 걸려 진통을 겪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 2일 처음으로 열린 중앙위원 전체회의에서 당내 최대 주주인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와 이윤수(李允洙) 의원이 초선인 강운태(姜雲太) 의원이 사무총장에 임명된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조 대표가 나라를 위한 충언을 많이 해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을얻었는데 나도 쓴소리 좀 하겠다"면서 "강 총장이 대표 당선의 1등공신이어서 총장이 됐다는 보도가 있는데 대선후 공신, 역적을 따졌던 악몽이 떠오른다"며 "초선 총장 밑에서 재선.3선 의원들이 당직을 맡으려 할지 우려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조 대표는 "강 총장이 대표 경선에서 나를 지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밖에도 지지해준 의원들이 많았고, 상임중앙위원들이 협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경륜과 연륜은 존중돼야 하나, 지금은 워낙 위기상황이라서 그런 인사를 한 것이고 총선후 전당대회에서 정비가 있을 것"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한화갑 전 대표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장재식(張在植) 상임중앙위원을 초선때 정책위의장에 발탁한 것을 예로 들며 조 대표를 옹호하면서도 "이 의원의 질문은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에서 던질 수 있는 질문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당료들도 계보보다 공당을 먼저 생각해 최고의 엘리트를 중심으로진용을 짜야 하며 총장이 백배 더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 등의 문제 제기는 조 대표의 `독주'를 견제하고 당내 문제에 있어서발언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조순형 체제의 험로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 전 대표측의 견제와 인물난 등으로 인해 대표가 지명, 상임중앙위원회에 참여토록 돼있는 청년.여성 대표의 인선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고, 내주 열릴 예정인원내대표 경선이 당내 세력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강 총장은 "원내대표는 먼저 경선을 하고, 청년과 여성대표는 시간을 두고 알아보겠다"고 말해 지도부 구성이 늦춰질 것임을 시사했다. 원내대표 문제를 놓고도 김상현(金相賢) 이협(李協) 유용태(劉容泰) 의원 등 중진원로급 인사들이 거명되는 데 대해, 한 전 대표와 가까운 설훈(薛勳) 조성준(趙誠俊) 의원 등을 감안한 `젊은 원내대표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상천(朴相千) 전 대표는 "원내대표는 총선용이 아니라, 책임총리제와 정치개혁 등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해 젊은 원내대표보다는 중진급 인사를 선호하고 있음을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