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기자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기자
전공의 공백 사태가 석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빅5' 병원에서 전임의 계약률이 70%를 넘어섰다. 한때 30%대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각하 결정으로 정부의 의료 개혁에 힘이 붙은 상황에서 전임의 계약률 증가가 이탈 전공의 복귀에 마중물 역할을 할지 눈길이 쏠리는 상황이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병원에서 연구하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다. 교수를 도우며 세부 진료과목을 진료하며 통상 펠로나 임상강사로 불린다.

17일 보건복지부가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을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계약대상 전임의 중 실제 계약한 비율(전임의 계약률)은 지난 13일 70.1%를 기록하며 이번 의정 갈등 상황에서 처음으로 70%대로 올라왔다. 이어 14일에 3명이 더 늘어 계약률이 70.4%로 상승했다. 대상자 1212명 중 853명이 계약했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의료현장 이탈 상황에 전임의들이 동참하며 빅5 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지난 2월 29일 기준으로 33.9%에 그쳤었다. 이후 점차 높아져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계약률도 지난 14일 기준 67.3%로 빅5보다는 낮으나 70%에 가까워지고 있다.

계약률이 높아진 것은 공보의가 소집 해제되고 군의관이 전역하면서 전임의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어난 데다, 의대 증원에 항의하며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대 교수를 희망하는 전임의가 많은 만큼 정부가 지역 거점 국립대의 의대 교수를 1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동력으로 꼽힌다.

전날 법원은 의료계가 제기한 의대 증원·배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기각했다. 이를 계기로 전임의 계약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들어 전공의 일부가 복귀하는 움직임도 있다. 복지부 기준 14일 하루 동안 복귀한 전공의는 30여명이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