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석 사장은 삼성전자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한 주역중 한명이다. 경영지원을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삼성전자가 건실한 재무구조와 함께 한해 수조원의 이익을 창출하는 우량기업이 될 수 있도록 기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지난 81년 삼성전자 회계과장으로 부임한 뒤 97년부터 CFO, 본사스텝 총괄로 활동하며 삼성전자의 안살림을 맡아 왔다. 그는 현장중심 경영의 실천과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어려운 경영여건과 위기상황을 극복하는데 있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근간으로 본사 및 해외법인을 모두 커버하는 글로벌 경영관리시스템을 구축했고 평가ㆍ보상체계를 경제적부가가치(EVA) 등 질 중심으로 전환해 경영의 틀을 선진화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지난 97년 국내 유수 대기업들이 하나둘씩 무너졌다. IMF 사태는 삼성전자에도 창사 이래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재무구조 견실화 및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위상을 확립했다. 최 사장의 주도적인 역할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최 사장은 우선 핵심·전략사업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저부가ㆍ한계 적자사업을 정리했고 핵심인력 중심으로 인력구조를 재편했다. 재무구조도 반석에 올려놓았다. 재고ㆍ채권 등 운전자금의 효율화와 캐시플로 중심의 경영관리를 통해 차입금을 대폭 감축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부채비율은 2백96%에 달했지만 올해 3분기 말 현재 30%에 불과하다. 특히 보유현금이 7조원으로 차입금보다 6조원이나 초과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재무구조 틀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9년부터 4년 연속 대규모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세계 경제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경영성과를 기록했다. 올해도 대규모 흑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 사장은 경영투명성 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IR(기업설명회)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정보공개 원칙을 정립, 주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경영진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이사회를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넘는 구조로 바꿔 경영투명성을 개선함과 동시에 1백%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 경영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강화했다. 이같은 노력은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ISS, 유로머니(Euromoney), 디 애셋(The Asset) 등 많은 기관으로부터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고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 17일 기준 6백36억달러로 아시아 전자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