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형을 선고받고 24년 째 복역 중인 독일극좌 게릴라 적군파(赤軍派) 지도자 롤프 클레멘스 바그너(59)가 이르면 다음 달에사면을 받아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고 22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슈피겔은 일부 내용을 미리 인터넷판을 통해 배포한 24일자 호 기사에서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이 바그너에 대한 사면 검토를 지시했으며, 이르면 내달 성탄절 사면령으로 바그너가 출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 대변인은 사면 검토를 시인했으나 사면이 아직 확정된것은 아님을 밝혔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바그너는 지난 2001년 가을 라우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과거 테러 활동을 `매우 깊이 그리고 구체적으로' 참회하면서 석방을 탄원했으며, 대통령실은 이후 다각도로 사면에 대해 검토해왔다. 바그너는 지난 1977년 한스 마르틴 슐라이어 당시 독일 경영자협회장을 벨기에와의 국경지역에서 납치.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1970년대 당시 극렬한 테러 활동으로 체포, 종신형을 선고받은 독일 적군파 26명은 대부분 수감 중 자살하거나 사면으로 풀려났으며 현재 4명 만 복역 중이다. 적군파는 지난 1998년 4월 무기를 반납하고 해산을 선언했으나 일부가 비밀리에조직을 재건해 아직 활동 중이라고 지난 2001년 독일 당국은 밝힌 바 있다. 독일 적군파는 지난 1979년 서독 극좌파 학생운동 지도자였던 안드레아스 바더와 울리케 마인호프가 마오쩌둥(毛澤東)주의에 입각한 사회주의국가 건설을 목표로결성했던 단체로 이들의 이름을 따 `바더-마인호프 그룹'으로도 부른다. 적군파는 1970년대 초반부터 요인 납치 및 암살, 독일내 미군기지 폭파 등 테러활동을 벌였으며, 대부분 지도자들이 지난 1972년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적군파는 이후 수감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10여 명의 요인들을 납치 살해했으며, 1977년 11월에는 팔레스타인 검은9월단과 손잡고 아프리카 소말리아로 가던루프트한자 여객기를 납치했으나 독일 특수부대에 진압됐다. 1980년대 말에는 폭력혁명 포기를 선언했으나 일부 단원들은 1989년에 도이체방크 회장, 1991년 옛 동독 국유기업 민영화 책임자 등을 암살한 혐의를 받고 있으나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이들은 또 지난 1999년 독일 서부 두이스부르크에서 200만마르크를 실은 현금수송차량이 무장 괴한에 의해 탈취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