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11일 KBSTV 토론에서 평소 지론인 내각제 개헌론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권력구조 개편에 관한공론화를 시도하는데 역점을 뒀다. 김 총재는 모두발언부터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을 거론하며 "한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기 때문에 측근 부패가 가속화되는 대통령 중심제는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정치구조와 정치행태를 바꿔야 할 호기가 온 것같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 총재는 또 "언제 물러날 것인가. 왜 아직 정치에 남아있느냐"는 토론자의 공격적인 질문에도 `정치 9단'답게 "경험이 있으니 좋은 정치해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라며 "내각제로 정치제도가 바뀌는 것에 기여하고 물러날 것"이라고 받아 넘겼다. 그는 특히 자신이 제왕적 총재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방청석에 우리당원들이나와있는데 내가 1인독재 총재인지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자민련이 상향식 공천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정치개혁에 역행하는것 아니냐"는 비판에 "정당 지도자를 뽑는데 당이 쪼개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특유의 반박논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인제(李仁濟) 총재 권한대행과의 불화설에 대해 김 총재는 "출판물에 잘못된것이 있어 당원들이 지적하자 그때부터 당에 잘 안나오는데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명색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까지 한 사람이 그런 협량을 갖고는 안된다"고 여과없이 불만을 드러냈다. 김 총재는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 "40여년간 검찰이 제대로 한 일이 없는데 지금 검찰은 의욕을 갖고 잘 파헤치고 있다"고 검찰을 추켜세운 뒤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검찰수사에 응하지 않는데 그래서는 못쓴다"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토론회장에는 자민련 김종호(金宗鎬) 조부영(趙富英) 부총재, 김학원(金學元)원내총무, 조희욱(曺喜旭) 안대륜(安大崙) 정진석(鄭鎭碩) 의원 등 자민련 의원 대다수와 변웅전(邊雄田) 총재 비서실장, 유운영(柳云永) 대변인 등이 방청객으로 나와 김 총재를 응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민영규기자 bingsoo@yna.co.kr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