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대선 비자금 수사의 회오리가 몰아치는 가운데 금융권에도 이달에 대규모 징계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3일 SK글로벌의 금융 거래 조회서 업무를 잘못 처리한 은행 등 14개 금융사와 10개 손해보험사의 대리점 수수료 과다 지급에 대한 검사가 끝남에 따라 이달내로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은 금융사에 대해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올해 초 금융 위기를 몰고 왔던 신용카드사의 옵션 CP(기업어음)를단기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편입시켜 운용한 24개 투신운용사와 옵션 CP를 중개한 6개 증권사에 대한 검사도 완료,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금융권은 검사 대상 금융회사 대부분이 관련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대규모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은 우선 이달 첫 금감위 정례회의에 SK글로벌의 금융 거래 조회서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그동안의 검사를 통해 SK글로벌과 거래한 11개 국내은행과 1개 외국은행 국내지점, 2개 증권사 중 대다수가 회계법인에 금융 거래 조회서를 보내면서 대출금 및 지급보증 잔액을 누락하거나 회계법인이 아닌 SK글로벌에 직접 교부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관련 금융회사에 대한 기관 문책은 물론 관련 임.직원에 대한 대규모징계가 예상되고 징계 대상 임.직원의 경우 30여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오는 7일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17개 은행에대한 점검을 끝낼 예정이어서 편법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해 준 은행들에 대한 제재도빠르면 이달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10개 손보사 중 상당수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면서 업계 자율적으로 정한 판매 수수료보다 많은 액수를 대리점 등에 지급한 것으로 파악돼 제재 대상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달에 위규 손보사에 대한 제재안을 금감위 정례회의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제재 수위와 범위는 금감위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보험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과다한 사업비에 대한 금감원의 감독 의지를 감안하면 제재 대상과 수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카드사의 옵션 CP를 MMF에 편입하거나 중개한 투신운용사와증권사에 대한 징계에도 착수했다. 금감원은 단기 상품인 MMF에 장기 증권인 옵션 CP를 편입한 행위 등이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상당수 회사에 대한 제재가 예상된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제재심의위원회, 금감위 간담회, 금감위 정례회의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 투신운용사와 증권사에 대한 제재가 언제 확정될 지 알 수 없다"고 말했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이들 금융회사에 대해 빨리 제재해 줄 것을요청하고 있어 제재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박성제기자 leesang@yna.co.kr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