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는 30일 의회에 제출한 '국제경제와환율정책에 관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이 환율을 조작하지않고 있다는 판단을 제시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한 환율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중국에 대해 위앤화의 달러화 페그제(고정환율제)가 지난 88년 제정된 환율조작 방지법과 관련, 이를 위반했다고 볼만한 "기술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환율 조작국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또 올들어 엔화의 급등을 저지하기위해 총 817억달러 규모의 외환시장개입을 실시한 일본정부와 일본은행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비난을 삼갔다. 보고서는 그러나 미 재무성이 위앤화 페그제 폐지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런 정책(페그제)은 중국과 같은 경제대국에는 적절하지않은것으로 바꿔야한다"며 중국의 성의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상원은행위원회에 출석, 증언을 통해 "중국이 유연한 환율제라는 중요한 국제문제에서 리더십을 보여줄 호기"라면서 중국의 환율제 변경을 위한 외교적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 장관은 "강한 달러가 미국의 국익에 맞다"면서 그러나 "시장이 각국의 통화 가치를 결정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재무부의 보고서와 스노 장관의 이같은 증언에 대해 그동안 중국에 대해 보복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온 상당수의 상하원 의원들과 업계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페그제로 위앤화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미국 제조 업체들이 경쟁력을 상실했으며 이로 인해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 270만개가 줄었다고 비난해 왔다. 매년 두차례 발행되고 있는 재무부의 정례 환율 보고서는 주요 무역상대국의 환율정책에 대한 평가를 제시, 불공정한 환율 조작국으로 판정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해 상대국에 시정을 촉구하게 된다. (워싱턴 AP.블룸버그=연합뉴스)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