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사태 후 박상천(朴相千)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민주당이 임시전당대회 개최시기 문제로 '내홍'이 재연될 위기를 맞고 있다. 중도파 의원들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임시전대를 최대한 빨리 개최해 '과도체제'를 조기마감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박 대표측은 "전대시기를 미리 정하면 지도부가 레임덕에 빠져 복잡한 재신임 정국을 이끌고 나갈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우선 당내 비대위 총괄간사를 맞고 있는 강운태(姜雲太) 의원은 17일 국회 대표실에서 박 대표를 만나 다음달 27일 전후해서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비대위 의견을 전달했다. 중도파를 이끌고 있는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도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어차피 과도체제이기 때문에 며칠 더해서 레임덕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며칠 덜해서 레임덕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며 "빨리 전대를 개최해 당 발전에 도움되는 것이 좋다"며 박 대표의 논리를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또 "내가 듣기로는 박 대표도 조기전대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박 대표가 스스로 결정하는 형식을 원하는 것 같은데 물밑에서 조정해 빨리 치를 것"이라며 박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중도성향의 김성순(金聖順) 대변인이 조기 전대를 공식 제기한 것도 박 대표에 대한 중도파의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대위 소속 한 의원은 "박 대표가 결국 다음달 전대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박 대표가 계속 전대 조기 개최를 반대한다면 당내 갈등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