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증시 수급 발목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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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증권(ELS)이 주식시장의 수급악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선보인 "원금보장+추가수익"이 가능한 ELS연계 상품의 판매잔고는 최근 1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LS상품의 고객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다.
ELS상품으로 자금이 대거 몰린 반면 고객예탁금이나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감소세를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개인의 주식 순매도(3조원)를 고려한 실질 고객예탁금은 2조원 감소했다.
주식형펀드 잔고는 10조5백억원으로 작년말과 비슷하지만 주가상승에 따른 자연증가분을 고려하면 줄어든 셈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주가지수가 5개월간 40%가량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지 않는데는 개인자금의 상당액이 ELS로 이동한 때문으로 분석한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대부분의 ELS상품이 직접 주식투자를 하지 않지만 가입자들은 스스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투신사의 ELS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주식형펀드에 투자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여긴다는 얘기다.
하지만 12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ELS는 실제 증시수급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ELS상품은 투자금액의 90∼95%를 채권 등에 투자하고 나머지 5∼10%가량을 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원금보장과 추가수익을 겨냥하도록 설계돼 있다.
백경호 국민투신 사장은 "ELS가 주가연계상품이지만 실질적인 증시수급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주식자금을 구축하는 역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투신업계는 '원금+알파(α)'를 겨냥하는 ELS상품이 장기적으로 자산운용산업의 토대를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 사장은 "단기적으로 원금을 보장하는 단순 구조화된 ELS상품은 자산배분 전략과 장기적인 분산투자를 기본으로 하는 자산운용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