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과 술집, 기업체의 금연바람에 이어 미국 전역의 중소규모 호텔들도 기존의 흡연자용 객실을 비흡연자용으로 개조해 금연호텔로거듭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금연호텔 확산추세는 흡연자용 객실을 찾는 고객이 적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중 하나지만 경기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호텔들이 객실 유지비를 줄이는 동시에 고객유치 수단으로도 삼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객실 98개 규모 하워드 존슨 호텔의 크리스 캐너보스 총지배인은 3년 전 금연호텔로 개조한 후 "모든 홍보물을 통해 금연환경이라는점을 알리고 있으며 그 때문에 고객들이 우리 호텔을 찾는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가족에게는 이런 조건이 매력적이다. 금연호텔은 보다 깨끗하고 안전하다"고 말했다. 올 여름부터 모든 식당과 술집에서 흡연이 금지된 뉴욕시의 경우 지난해 금연호텔로 바뀐 객실 79개 규모 '컴포트 인 미드타운'의 올 1-7월 중 객실점유율은 96%에달했다. 로스앤젤레스의 귀금속 도매상인 비흡연가 레온 데르 보고시안은 금연 방침에끌려 1년에 8번 뉴욕으로 출장올 때마다 이 호텔에 투숙한다고 말했다. '컴포트 인 미드타운'을 운영하는 애플코어호텔 체인의 비제이 댄다파니 운영책임자는 룸메이드가 객실청소를 할 때 흡연자용 객실은 재떨이를 비우고 담뱃재를 털어내느라 금연 객실보다 평균 5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게다가 흡연자용 객실은 커튼과 카페트, 침대시트와 다른 가구들에 투숙객들이담뱃구멍을 내거나 여러가지 손상을 입히기 때문에 좀 더 자주 집기들을 교체해야한다고 호텔 경영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흡연자용 객실을 금연 객실로 개조하면 객실 회전에 융통성을 더 발휘할수 있다. 보통 객실이 꽉 차면 흡연자용 객실을 금연자에게 권하는 경우가 많은데이는 금연자에게는 매우 불쾌한 일이다. 조지워싱턴대 교수이자 금연운동가인 존 반자프는 호텔은 흡연자들의 마지막 아성이라며 "금연호텔 확대추세가 계속되고 가속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내놓은 미국 주요도시 시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내 호텔 객실중 흡연자용의 비율은 16%로 5년 전보다 4% 포인트 낮아졌다. 또 미국내 호텔 객실을 약 440만개로 추산하고 있는 `호텔&모텔경영'잡지의 제프 히글리 편집장은 금연호텔은 뉴저지와 뉴욕, 버지니아 이외에 댈러웨어, 캘리포니아, 오클라호마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대해 흡연자들의 불만도 없지 않다. 뉴욕시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배스킹 리지에 있는 객실 171개 규모의'노스 메이플 인'은 한 달 전에 마지막 흡연자용 객실을 없앴고 객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투숙객에게는 청소비조로 250달러의 벌금까지 물리고 있다. 호텔 투숙객인 뉴욕시 출신 조너선 스미스는 잠자리 들기 전과 아침에 가장 괴롭다면서 사흘을 참았더니 "평생을 지낸 것 같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흡연자 괴롭히기에 반대하는 뉴욕시민모임의 오드리 실크는 "호텔은 긴장을 풀고 쉴 수 있는 곳이다. 내 객실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면 휴가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