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월∼금 밤 9시 25분)에서 월화드라마 `여름향기'를 노골적으로 홍보해 시청자들에게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MBC가 `여름향기'와 경쟁 드라마인 '다모'를 `강호동의 천생연분'을 통해 직접 홍보를 한 뒤에 나와 자사 프로그램을 통한 드라마 띄우기가 갈수록 노골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달려라 울엄마'는 11일 방송분에서 `TV 없인 못살아'를 주제로 `여름향기'를보고 싶어 견딜 수 없는 모녀에 대한 이야기를 방송했다. 딸 다혜는 `여름향기' 방송시간에 대해 `어 그거 9시 57분 그리고 나서 광고 4분 나간 다음에(중략) 정확히 10시 2분 20초에 본방송이 시작해"라고 정확하게 시청자에게 알렸다. 바로 다음에 등장한 장면에는 엄마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서승현이 "얘, 여름향기 어떻게 됐어?"라고 묻자 김영애는 "승헌이가 손예진을 다시 만난데. 송승헌이 몸매가 쫙 빠져서 너무 멋있더라"고 말함으로써 드라마의 직접 소개와 함께 주인공을띄워주기에 바빴다. 전체적인 스토리도 딸의 공부 때문에 가족들에게 TV 시청 금지령을 내린 엄마가`여름향기'가 보고 싶어 친구집에 가서 몰래 보고 딸도 인터넷으로 몰래 보다가 엄마에게 들키는 내용이어서 방송 내내 시청자들은 `여름향기'라는 네 글자를 들어야했다. "오늘 진짜 중요한 내용인데, 송승헌이 심장 이식한 거 알게 되는데" 등등 직접적인 프로그램 소개도 잊지 않았다. `여름향기'뿐 아니라 KBS 방송국 자체를 홍보하는 것도 지나친 느낌이었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TV 앞에 모여 `여름향기'를 보기에 앞서 "KBS KBS KBS 한국방송"하고 노래부르는 것도 애교로 봐주기에는 좀 지나쳤고 엄마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여름향기'를 화제로 삼은 뒤에 `노란 손수건'과 `장희빈'의 내용을 언급하는 등KBS 방송국과 드라마 홍보 일색이었다.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의 비난글이 잇따랐다. 아이디 `mi721229'의 한 네티즌은 "방송에서 `여름향기'를 홍보하느라 정신이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면서 "`달려라 울엄마' 끝나고 바로 시작하는 `여름향기' 재미있으니 제발 한번만 봐달라는 식으로 보였다"고 비아냥거렸다. 김인숙(sm0255)씨는 "`여름향기'가 기대보다 못 미치니까 이런 식으로 띄워주기를 하나? 드라마 본연의 힘으로 헤쳐나가야지 `여름향기'를 보던 사람마저도 짜증이날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연출자 김석윤 PD는 "TV에 중독된 모녀를 다루다 보니 연속성과 중독성이 강한 드라마를 소재로 사용했고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구체적인 내용이 언급된 것일 뿐 `여름향기'를 홍보하겠다는 의도로 기획된 것은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