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전국의 해수욕장에 피서객이 몰리고 있으나 체계적인 쓰레기 수거 및 관리체계가 정착되지 않아 올해도 곳곳에서 쓰레기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해수욕장마다 별도의 쓰레기통을 마련하고 피서객들에게 전용쓰레기 봉투를 사용하도록 권장하지만 무단투기가 극성을 부려 매일 대규모 인력을투입해 청소를 해야하는 실정이다. 5일 전국 해수욕장에 따르면 국내 최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지난 7월 발생한 쓰레기는 116.7t으로 작년 7월에 비해 16t이나 늘었으며 바다축제가 열린 이달3일에는 80만명의 피서객이 몰리면서 하루동안 18t의 쓰레기가 나왔다. 송정과 광안리 등 다른 해수욕장도 쓰레기 발생량이 여전히 많아 본격 피서철인이달 들어서는 하루 7-10t의 쓰레기가 수거되고 있다. 부산시 해운대구 관계자는 "백사장에 쓰레기를 묻어 두거나 국물 등 음식찌꺼기를 버리고 가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며 "시내 6개 해수욕장에서 하루 80t 이상의 쓰레기가 나온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운대구는 지난 4일 오전 구청직원 40명을 긴급 투입, 해변을 청소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문을 연 동해안 주요 해수욕장도 피서객들이 무분별하게 버리는 쓰레기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경포 해수욕장은 개장 이후 이달 3일까지 161.9t의 쓰레기가 나와 지난해보다 25% 가량 줄었으나 동해 망상해수욕장의 쓰레기는 4일까지 122.3t 발생, 지난해에 비해 10t 가량 늘었다. 기존 유명 해수욕장 외에 최근 알려지기 시작한 해수욕장도 쓰레기로 골치를 앓고 있다.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해수욕장은 주변이 다도해 국립공원지역으로 경관이 수려하고 양질의 백사장이 300여m 가량 뻗어있어 요즘 인기를 끌고 있으나 주변은 스티로폼과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널려 있다. 휴게실을 운*영하는 주민 한 명과 국립공원관리사무소와 여수시에서 각각 파견한 공공근로자가 한 명씩 있지만 파도가 치면 인근 양식장 등에서 스티로폼과 쓰레기가 떠내려와 청소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검은 조약돌 백사장으로 유명한 전남 완도군 보길도에도 하루 평균 4천여명의피서객이 찾으면서 쓰레기 대란이 발생, 예송리 해수욕장 등 해안가에는 환경미화원등이 수거한 쓰레기가 그대로 쌓여있다. 예송리 이장 백형인(41)씨는 "피서객들이 쓰레기를 검은봉지 등에 담아 아무데나 버려 하루종일 치워도 끝이 없다"면서 "해안가 쓰레기가 오래되면서 썩어 심한악취가 풍기고 있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한편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집행위원장 김재옥)는 지난 7월말낙산, 경포대, 망상, 몽산포 등 전국의 유명 해수욕장 9개를 대상으로 쓰레기 발생실태를 조사한 결과 쓰레기 관리는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쓰시협은 해수욕장 대부분에서 쓰레기 무단투기가 잦았고 광안리와 해운대 등은쓰레기 줄이기를 홍보하는 현수막과 무단투기경고문 등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경포대,광안리, 몽산포 해수욕장을 제외한 대부분 해수욕장에는 분리수거함보다 일반 쓰레기통이 더 많이 설치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쓰시협 관계자는 "일반쓰레기통에 버려진 폐기물 중에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 60% 나 된다"며 "해수욕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홍보방법 변화 등 종합적인 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강릉.여수=연합뉴스) 박창수.이종건.최은형.심규석 기자 chogy@yna.co.kr ohchoi@yna.co.kr ks@yna.co.kr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