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석학 릴레이 인터뷰] (3) 존 나이스비트 <미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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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권은 경제적으로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며 21세기에 가장 큰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입니다. 한국 정부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 이 가능성을 활짝 꽃피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학자이자 경제평론가인 존 나이스비트 메가트렌드 연구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기업가 정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며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는 일이야말로 정부에 맡겨진 가장 큰 숙제"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승승장구하는 듯했던 한국 등 동아시아 경제권에 1997년말 외환위기 이후 제동이 걸린 상태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동아시아 경제의 고도성장은 단지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의 집중 투입에 의한 양적 확대였을 뿐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은 '모래성'과 같다고 비판했는데.
"그같은 주장은 틀린 것(wrong)이다.
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빠지긴 했지만 그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특히 한국은 금융 부실을 해소하는데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아시아 경제는 근본적으로 건전하며 21세기에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낼 것이라는 내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일본은 예외다.
일본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점차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 저서인 'High Tech,High Touch'에서 기술은 휴머니티와 조화를 이룰 때만이 인류사회 발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어떤 기술이건 실질적인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은 그 기술을 개발한 인간의 몫이다.
신기술 자체보다는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휴대폰이 대표적인 예다.
무선통신기술은 사람들이 휴대폰이라는 제품을 일상생활 속에 받아들였기 때문에 빛을 볼 수 있었다.
새로운 기술이 인간성(휴머니티)과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컴퓨터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시(詩)를 가르치는 것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국 경제가 8년째 '국민소득 1만달러의 덫'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수준의 경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무엇보다도 기업가 정신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
기업가들의 왕성한 사업의욕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다.
정부는 기업가들이 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며 그 이상 간섭하려 들어서는 안된다."
-오는 24일부터 이틀동안 서울에서 열릴 '차세대 성장동력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한국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 예정인가.
"열린 사회를 추구해 세계 각지로부터 최선의 인적 자원을 끌어모을 수 있어야 한다.
민영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하며 세계 일류브랜드를 더욱 육성해야 한다.
노동 비용을 줄이고 관광산업 진흥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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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나이스비트 누구인가 ]
존 나이스비트 메가트렌드 연구소장은 '메가트렌드'와 '메가트렌드 2000' '메가트렌드 아시아' '글로벌 패러독스' 등 미래학 관련 저서를 시리즈로 펴내 명성을 얻은 경제평론가다.
1960년대 미국의 존 F 케네디 행정부에서 교육부 차관보와 대통령 보좌관 등을 역임했고 린든 존슨 대통령의 자문역도 지냈다.
현재는 세계 주요 국가의 정책 브레인과 기업 총수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강연활동을 벌이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