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연합(EU) 순번 의장 취임식에서 한 `나치 발언'의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유럽의회 지도자들은 3일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자신을 비난한 독일 출신 유럽의회 의원을 영화속의 나치 수용소 감독자에 비유한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할지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의회 내 사회당과 녹색당, 자유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탈리아 총리에게 마르틴슐츠 의원과 유럽의회에 모두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하자는 입장인 반면 보수당 소속 의원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유럽사회당(PES)의 엔다 머케이 대변인은 "우리 사회당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완전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다른 정파의 지지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사안을 사회당 그룹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의회 전체의 문제로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패트 콕스 유럽의회 의장은 이번 일로 인해 유럽연합이 장기적인 위기상황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콕스 의장은 이날 아일랜드 RTE라디오와 가진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가이 문제를 분명히 처리한다면 모든 당사자에게 아주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덧붙였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오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전화통화를 갖고 이번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슈뢰더 총리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나치 발언'은 묵과할 수 없는 것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와 함께 이탈리아 좌익 야당이 외교적 위기상황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발언에 대한 반발을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것은 야당에 의해 치밀히 준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독일 사회민주당 출신의 슐츠 의원이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마피아에 비유하면서 이탈리아 내의 이권다툼을 전 유럽으로 확산시키고 있다고 비난하자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유럽의회에서 취임연설 도중 "나치 시대를 그린 영화 속의 나치 강제수용소 카포 역할에 완벽히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슐츠 의원을 맞받아치면서비롯됐다. 카포는 나치가 수용자중에서 선발, 다른 수감자들을 감독케한 직책이다. (스트라스부르.브뤼셀 AFP.AP = 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