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막혔던 금강산 뱃길이 다시 열렸다. 제7차 이산가족 상봉단 1진과 일반 관광객을 태운 설봉호는 예정대로 27일 오전11시 속초항을 떠나 고성항으로 향했다. 지난 4월25일 사스 확산을 우려한 북측이 금강산 관광 중단을 선언한지 두달여만이다. 이 기간 현대아산은 60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파악했다.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한 특검이 `정상회담 대가로 1억달러를 북측에 지급했다'는 요지의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일부에서 우려했던 북측의 돌발행동도 없어 현대아산측은 안도하고 있다. 북한이 한나라당의 새 특검법안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지만 이 사안이 어렵게 재개된 금강산 관광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99년 6월 관광객 억류로 해로 관광이 중단됐을 때는 남측의 결정이었고지난해 여름 태풍 루사, 그리고 이번 사스의 경우는 천재지변에 의한 중단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의사에 의해 금강산 관광이 멈춘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주장해 온 것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현대아산은 오는 30일 이산가족 상봉단 2진을 실어나른 뒤 내달 4일부터는 월 20회의 정상 운행스케쥴에 따라 금강산 관광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북핵 문제로 200억원규모의 금강산 관광 경비 보조금이 국회 승인을 얻지 못해 현대아산은 재정상 어려움이 크다. 아산 관계자는 "내달 4일 출발하는 관광에 예상보다 많은 470여명이 예약을 마쳤으며 7월 전체 예약은 4천명 수준으로 지난 4월에 비해서는 많이 늘었지만 정부보조금이 나왔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아산은 여름 성수기를 노려 8월까지 정상가에서 최고 63%까지 할인된 가격을 적용하고 있어 만석이 되더라도 적자를 면하지 못할 전망이다. 아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가 힘들지만 내달 중순 금강산관광지구 경계가 예정대로 확정돼 새로운 관광상품을 개발할 여건이 마련되고, 골프장 건설 등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경쟁력을 갖춘 관광지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