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을 넘어 미국으로 직행한다.' 안종관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이 19일 오후 태국 방콕에서 세계적 강팀인 중국과 2003미국월드컵 예선을 겸한 제14회 아시아여자축구대회 준결승전을 벌인다. 아시아에 할당된 월드컵 본선 티켓은 중국이 중증급성호흡기중후군(SARS)로 주최권을 미국에 넘겨준 대가로 얻은 자동출전권을 제외한 2.5장. 따라서 4강에 오른 팀 가운데 중국을 뺀 한국, 북한, 일본 중 2팀은 직행티켓을 손에 넣고 나머지 1팀은 멕시코와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 무대를 노려야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중국에 지고 3-4위전에서도 고배를 마시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멕시코전에서 기사회생할 기회가 있지만 중국을 꺾고 사상 첫 본선행을 결정한다는 각오다. 99미국월드컵에서 준우승했던 중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쑨원 등 주전 일부를 빼고도 29득점, 무실점속에 3전 전승으로 4강에 선착한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중국은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4-0으로 이기는 등 12전전승의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01년 안방에서 열린 토토컵 4개국국제여자축구대회 최종전에서 중국을 3-1로 누른 끝에 우승트로피를 안은 적이 있지만 중국은 당시 2진으로 구성돼 대표팀간 경기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처럼 만리장성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안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디펜딩챔피언이자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강팀 북한과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얻은 자신감과 뒤질 것 없는 조직력을 내세워 '대어'를 반드시 낚는다는 생각이다. 안 감독은 상대의 개인기가 좋은 점을 감안, 수비를 두텁게 하는 '3-5-2' 시스템으로 예봉을 꺾는 한편 최고조의 골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이지은(INI스틸)과 박은선(위례정산고)의 한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이미 월드컵 본선 티켓을 확보한 탓에 느긋해진 중국 선수들의 정신력의 빈틈도 노려볼만하다. 앞서 이날 북한은 일본과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