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경량화, 디지털화를 기본축으로 하는 급진적인 군 전력재편에 착수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라크전에서 드러난 미군의 첨단화, 디지털화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탱크, 대포, 군함 및 핵잠수함 등 재래식 무기에 대한 투자를 대폭 축소하는 한편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디지털 무기' 도입에 집중 투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공격용 핵잠수함, 챌린저 2 탱크, AS90 자주포, 프리깃함 등 기존 주력 무기들 상당 부분은 단계적으로 감축되고 대신 스마트 폭탄, 무인항공기 및 컴퓨터 시스템 등 수천㎞ 밖에서 전장을 `실시간'으로 통제할 수 있게 해 주는 최첨단무기들이 대거 도입된다. 국방부 관리들은 미군과 공동 보조를 취하고 영국군의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력의 확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면서 재래 전력에 대한 투자 축소를바탕으로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올 하반기 국방백서를 통해 지난 98년 폐기키로 한 2척의 공격용 핵추진 잠수함 이외에 3척을 추가로 퇴역시킬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영국의 공격용 핵잠수함은 12척에서 7척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영국은 핵미사일을 탑재한 4척의 트라이던트 잠수함은 핵억지력을 존속시키기 위해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한편 육군은 주력 탱크인 챌린저 2 탱크 42대와 AS90 자주포 15문을 각각 감축할 방침이며 공군은 신형 전투기 유로파이터 도입 물량을 당초 232대에서 3분의 1수준으로 줄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도 신형 프리깃함 도입 계획을 축소 조정하고 수중음파탐지기 등 신규장비도 최소한의 규모로만 발주하기로 했다. 더 타임스는 이 같은 전력재편이 완료되면 영국군은 더 경량화하면서도 기동성과 통신 및 정밀타격 능력을 한층 강화한 신속대응군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